하청 근로자로 일하다 공사 현장에서 추락해 크게 다쳤다면 — 원청의 안전조치의무 위반 손해배상이 인정된 판결과 부정된 판결
2026. 11. 04.
하청 소속으로 일하다 추락했다면 원청에도 배상을 물을 수 있는지, 원청이 현장을 직접 지휘했는지와 추락 방호가 누구 몫이었는지에서 갈립니다. 산재 공제·과실상계·중대재해처벌법 배상까지 실제 판결로 짚었습니다. 수원 광교 법무법인 도모.
목차
- 핵심만 먼저 정리하면
- 원청은 원칙적으로 책임이 없지만, 예외의 문이 생각보다 넓습니다
- 원청 책임이 인정된 판결 — 원청이 현장을 움직였고, 방호가 비어 있었습니다
- 원청 책임이 부정된 판결 — 감리에 그쳤거나, 작업행동의 위험이었습니다
- 건축주·공장주처럼 공사를 맡긴 쪽은 다르게 봅니다
- 산재 서류의 '사업주'와 손해배상 소송의 '사용자'는 같지 않습니다
- 원청이 내세우는 항변과 판결의 답
- 과실상계 — 안전대 고리 하나가 비율을 바꿉니다
- 산재보험급여는 얼마나 빠지나 — 공제 후 과실상계, 같은 성질끼리, 위자료는 그대로
- 원청과 하청을 함께 피고로 세우는 이유
- 중대재해처벌법 제15조 — 손해액 5배 이내 배상이 인정된 판결과 부정된 판결
- 소멸시효와 증거 — 형사 기록이 민사의 뼈대가 됩니다
- 집행까지 — 원청이 회생에 들어가도 끝나지 않습니다
- 이 경우는 선임 실익이 없습니다
- 재해근로자와 가족이 피해야 할 대응
- 자주 묻는 질문
- 하청업체 소속인데 원청 건설사에 직접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나요?
- 산재보험급여를 받으면 원청에 대한 손해배상은 못 받나요?
- 안전대를 지급받고도 걸지 않았다면 원청 책임이 없어지나요?
- 원청이 안전교육을 했다는 서류가 있으면 책임을 면하나요?
- 건물주나 공장주가 공사를 맡겼다가 사고가 났다면 그들에게도 책임이 있나요?
- 하청 근로자가 사망했다면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손해액의 5배까지 받을 수 있나요?
- 원청이 회생절차에 들어갔으면 배상을 못 받나요?
- 사고 후 몇 년이 지났는데 아직 소송할 수 있나요?
- 이 글에서 인용한 판결과 법령
- 법무법인 도모는 이 사건을 이렇게 진행합니다
- 첫 상담에서 확인하는 것
- 김강희 변호사의 대응 방식
- 함께할 때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
-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 수원·경기 남부에서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하청업체 소속으로 현장에 들어갔다가 비계나 지붕, 엘리베이터 출입구에서 떨어져 크게 다친 분들, 또는 가족을 잃은 유족이 상담실에서 가장 먼저 묻는 것은 "산재는 받았는데, 원청 건설사에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느냐"입니다. 소속 회사는 영세해서 배상할 힘이 없고, 현장을 실제로 움직인 것은 원청 직원이었다는 기억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원청은 원칙적으로 하청 근로자의 사고에 책임을 지지 않지만, 원청이 현장 작업을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했거나 자기 사업장의 추락 방호시설을 갖추지 않았다면 하청업체와 함께 배상할 책임이 인정됩니다. 도급인의 책임이란, 민법 제757조에 따라 도급인은 수급인이 일하면서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원칙적으로 배상하지 않되 도급이나 지시에 중대한 과실이 있으면 책임을 지는 구조를 말하고,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는 여기에 더해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일할 때 도급인에게 안전시설 설치 등 안전조치 의무를 지웁니다. 실무에서 결론이 갈리는 지점은 셋입니다. 원청이 감리 수준을 넘어 작업을 직접 지시했는지, 떨어진 장소의 방호시설이 원청 몫이었는지 아니면 근로자의 작업행동에 관한 것이었는지, 그리고 산재보험급여와 본인 과실을 빼고 나면 원청에게서 실제로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입니다. 아래에서는 원청 책임이 인정된 판결과 부정된 판결을 나란히 놓고, 건축주·공장주 같은 발주자의 책임, 과실상계와 산재 공제, 중대재해처벌법상 배상, 원청 회생과 공제조합까지 차례로 짚어 보겠습니다.
핵심만 먼저 정리하면
하청 소속인데 원청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나요 — 원청이 현장 작업을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했거나 자기 사업장의 추락 방호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가능합니다.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2. 8. 24. 선고 2021가단112268 판결은 원청이 작업지휘자를 두고 수급업체 근로자를 지휘한 현장에서 작업발판과 중간난간이 없어 근로자가 7m 아래로 떨어져 숨진 사건에서 원청의 배상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원청 책임이 부정되는 경우는 어떤 때인가요 — 원청의 관여가 공정 확인 수준의 감리에 그쳤거나, 사고가 근로자의 작업행동에서 비롯된 경우입니다.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5. 6. 12. 선고 2024가단74321 판결은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단서를 근거로 작업발판처럼 작업행동과 직결된 설비는 수급인이 갖출 몫이라고 보아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산재보험급여를 받았으면 원청에게 받을 돈이 없어지나요 — 아닙니다. 같은 성질의 손해에서만 보험급여를 빼고, 그 뒤에 과실상계를 합니다(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 위자료는 보험급여로 메워지지 않는 손해이므로(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7다231119 판결) 공제 없이 따로 남습니다.
원청은 원칙적으로 책임이 없지만, 예외의 문이 생각보다 넓습니다
하청 근로자 사고에서 원청 책임을 여는 길은 세 갈래입니다. 첫째는 민법 제756조의 사용자책임입니다. 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3다78372 판결은 도급인이 수급인의 일의 진행과 방법에 관해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유보하고 실제로 지휘감독했다면 도급인과 수급인은 실질적으로 사용자와 피용자 관계라고 보았습니다. 다만 여기서 지휘감독이란 현장에서 공사의 운영과 시행을 직접 지시·지도하고 감시·독려해 시공 자체를 관리하는 것을 말하고, 설계도나 시방서대로 공사가 되는지 확인하는 감리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둘째는 안전배려의무입니다. 대법원 1997. 4. 25. 선고 96다53086 판결은 재료와 설비를 자신이 공급하면서 시공 부분만 맡기는 노무도급이라면 도급인이 수급인 쪽 노무 제공자의 생명·신체를 지킬 보호의무를 진다고 했습니다. 셋째는 법령상 안전조치 의무입니다.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7030 판결은 도급인에게 원칙적으로 수급인 업무의 사고방지 주의의무가 없지만, 법령이 도급인에게 구체적인 관리·감독의무를 지우거나 도급인이 개별 작업을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했다면 주의의무가 생긴다고 보았고, 하청 근로자 민사사건에서도 이 판결이 그대로 인용됩니다.
세 번째 길은 2019. 1. 15.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법률 제16272호)으로 넓어졌습니다. 개정 전에는 도급인의 의무가 일정한 장소의 작업에 한정됐지만, 지금은 '관계수급인'(도급이 여러 단계일 때 각 단계 수급인 전부, 같은 법 제2조 제9호) 개념을 두고 제63조로 도급인 사업장에서 일하는 관계수급인 근로자 전체에 대한 안전시설 설치 등 조치를 요구합니다. 제64조는 협의체 운영, 작업장 순회점검, 관계수급인이 하는 안전보건교육의 실시 확인, 관계수급인 작업의 안전조치 확인까지 이행하도록 합니다. 제 견해로는, 원청 상대 소송에서 가장 먼저 세울 주장도 이 조문들입니다. 원청 직원이 직접 지시했다는 사실은 진술 싸움이 되기 쉽지만, 원청 사업장의 개구부에 난간이 없었다는 사실은 사진과 재해조사 자료로 남기 때문입니다.
원청 책임이 인정된 판결 — 원청이 현장을 움직였고, 방호가 비어 있었습니다
인정 판결들에는 두 가지가 겹쳐 있습니다. 원청이 작업을 직접 지휘한 흔적과, 떨어진 자리에 원청이 갖춰야 할 방호시설이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청주지방법원 2022. 8. 19. 선고 2020가단35472 판결은 교량 공사에서 원청 작업지휘자의 지시로 교각 측면 안전발판을 설치하려고 이동하던 비계공이 고정되지 않은 보조안전발판을 밟고 약 4m 아래로 떨어진 사건입니다. 원청은 안전교육을 했고 안전 확인도 했다고 항변했지만, 법원은 원청이 작업지휘자를 두고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한 이상 안전배려의무를 진다고 보았습니다. 추락 방지시설을 설치하는 작업 자체의 위험은 근로자가 전적으로 감당해야 한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은 항소심에서 원청의 책임이 더 커졌습니다. 청주지방법원 2024. 2. 8. 선고 2022나57118 판결은 1심이 20%로 본 원청 책임을 50%로 올리고, 위자료도 250만 원에서 700만 원으로 늘려 원청이 모두 5,622만여 원을 배상하도록 했습니다. 보조안전발판을 설치한 근로자가 거푸집 조립 작업에 필요한 경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데도 원청이 설치 상태를 확인하지 않은 과실, 현장소장과 안전주임이 있었는데도 근로자들이 안전대 고리를 채우는지 실제로 감독하지 않은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반면 안전난간을 지상에서 미리 조립하지 않은 점, 추락방호망이나 고소작업대를 쓰지 않은 점은 과실로 보지 않았습니다. 작업발판 설치가 예정된 현장이었고, 교각이 호수 위 사선 구조라 지상 조립이 최선이라고 단정할 수 없었다는 이유입니다.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1가단112268 판결은 창고 신축 현장에서 화물용 엘리베이터 설치업체 근로자가 2층 출입구에서 피트 안의 동료에게 8kg 윈치를 건네다 7m 아래로 떨어져 숨진 사건입니다. 원청이 작업지휘자를 두고 수급업체 근로자를 구체적으로 지휘한 점에는 다툼이 없었고, 법원은 작업발판과 중간난간대가 없었던 이상 원청이 안전배려의무를 어겼다고 보았습니다. 원청은 안전모와 안전벨트를 지급하고 안전교육을 했다고 항변했지만, 교육은 10분이었고 안전대는 동료를 통해 건넸을 뿐 현장소장이 실제 착용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배척됐습니다.
원청이 '현장 전체 안전관리'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오히려 책임의 근거가 된 판결도 있습니다.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0. 4. 24. 선고 2018가단110051 판결에서 원청은 정기적으로 수급인들과 위험성 평가 회의를 열고 안전교육과 보호구 지급을 해 왔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바로 그 점을 들어, 현장 전체 안전관리를 맡은 원청이 조경 작업이 벌어지는 3층 옥상에 작업발판·안전방망·난간·울타리를 설치하지 않았고 안전대를 걸 설비도 마련하지 않았다며 하청업체와 공동으로 7,280만여 원을 배상하라고 했습니다. 사고 뒤에야 옥상에 난간을 설치한 사정도 판결에 적혀 있습니다.
최근 판결은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를 원청 책임의 직접 근거로 씁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7. 16. 선고 2022가단5379728 판결은 단독주택 신축 현장 3층 외벽에서 안전발판을 딛고 이동하던 조적공이 안전난간이 없는 곳으로 떨어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사건에서, 원청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에 따른 불법행위책임으로, 고용주인 하청업체는 보호의무 위반으로, 하청업체와 근로자재해공제계약을 맺은 공제조합은 공제사업자로서 공동하여 1억 9,223만여 원을 배상하라고 했습니다. 울산지방법원 2015. 10. 23. 선고 2014가단66757 판결은 공장 신축 현장의 비계 해체 작업 중 약 3.5m 아래로 떨어진 뒤 숨진 근로자의 부모에게 원청과 1차 하수급인이 연대해 배상하라고 했는데, 원청 부사장이 현장 안전보건 총괄책임자로서 각 공사를 지시·감독했고 원청과 원청 부사장이 같은 사고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벌금형을 받아 확정된 사정이 함께 고려됐습니다. 이 판결은 항소가 취하되어 1심대로 확정됐습니다.
원청 책임이 부정된 판결 — 감리에 그쳤거나, 작업행동의 위험이었습니다
기각 판결들을 읽어 보면 원청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긴 사건은 없습니다. 오히려 원청이 해야 할 일과 하청이 해야 할 일의 경계가 분명했던 사건입니다.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17. 8. 10. 선고 2015가단15539 판결은 아파트 20개 동 신축 현장에서 재하수급업체 근로자가 옥탑 환풍기 커버를 달다가 A형 사다리에서 떨어진 사건입니다. 원청은 130여 개 공종을 80여 개 업체에 나눠 맡겼고, 상주 직원 20여 명이 최대 300여 명의 하청 근로자를 직접 지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으며, 현장소장은 공정 조정과 검수를 맡았을 뿐이라고 법원은 보았습니다. 하도급계약상 인원·재료·장비 일체를 수급인이 조달해 독자적으로 시공하는 구조였고, 원청 안전관리자가 안전교육을 하고 안전모와 안전벨트를 지급했는데 근로자가 착용하지 않은 점도 고려됐습니다. 4억 8,011만여 원의 청구는 전부 기각되어 확정됐습니다.
현행 제63조가 적용되는 사건에서도 단서 조항이 결론을 갈랐습니다.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4가단74321 판결은 공장 창고 랙 설치공사를 수급한 회사가 슬라이딩 랙 조립을 개인사업자에게 하도급했고, 그 개인사업자가 고용한 근로자가 롤러로 채워진 1.5m 높이 선반 위에 올라가 발로 수평을 확인하다 떨어진 사건입니다. 법원은 제63조 단서가 '보호구 착용의 지시 등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작업행동에 관한 직접적인 조치'를 도급인 의무에서 빼고 있으므로, 휴대가 쉽고 작업행동과 직결된 작업발판은 수급인이 제공할 몫이라고 보았습니다. 근로자가 근로복지공단 조사에서 "원청 차장에게 지시·감독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은 일방적 진술이라 믿기 어렵다고 했고, 수평계로 간단히 확인할 수 있는 일을 선반 위에 올라가 발바닥으로 감지하는 방식은 원청이 예상할 수 없었다고 판단했습니다. 항소심인 수원지방법원 2026. 7. 23. 선고 2025나56892 판결도 1심 판단을 그대로 인용해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2019. 11. 20. 선고 2018가단210953 판결은 서류와 실질이 어긋난 사건입니다. 공장 창고에서 가스감지기를 설치하던 근로자가 4.3m 높이 판넬이 무너지며 떨어졌는데, 사고 뒤 근로자와 하도급을 준 회사가 소급해 근로계약서를 쓰고 그 회사 소속으로 산재보험급여까지 받았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실제 공사를 맡은 설비업자가 자재비와 식대를 부담하고 자기 쪽 계좌로 일당을 지급했으며 근로자들도 그 업자의 지휘를 받았다는 점을 들어, 그 회사와의 고용관계나 노무도급을 인정하지 않고 3억 4,739만여 원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그 회사 측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불기소 처분을 받은 것으로 판결에 적혀 있습니다.
제 견해로는, 이 세 판결이 원청 소송의 준비 순서를 알려 줍니다. 원청 직원의 지시가 있었다면 그것을 뒷받침할 객관 자료(작업일보, 단체 대화방, 작업지시서, 출력일보)를 먼저 확보해야 하고, 사고 장소의 방호시설이 원청 사업장의 고정 시설인지 근로자가 들고 다니는 장비인지를 사진으로 특정해야 합니다. 이 두 가지가 없으면 청구는 '원청도 현장에 있었다'는 막연한 주장에 머뭅니다.
건축주·공장주처럼 공사를 맡긴 쪽은 다르게 봅니다
공사를 맡긴 사람이 건설회사가 아니라 건물주나 제조업체라면 원청 책임의 논리가 달라집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7호는 도급인에서 '건설공사발주자'를 빼고, 제10호는 건설공사발주자를 시공을 주도해 총괄·관리하지 않는 자로 정의합니다. 부산지방법원 2024. 11. 13. 선고 2022나69957 판결은 개인 건축주의 건물 공사에서 유리창 실리콘 작업을 하던 일용직 근로자가 떨어진 사건입니다. 근로자는 건축주를 사업주로 해 산재보험급여를 받았지만, 법원은 건축주가 시공업자에게 공사대금을 나눠 송금한 사실 등을 들어 근로자를 사용한 사람은 시공업자라고 보았고, 산재 처리 명의만으로 사용관계가 생기지 않으며 건축주가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한 증거도 없다며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에서도 같은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25. 1. 22. 선고 2023가단126177 판결은 공구 제조업체가 공장 캐노피 부식 보수공사를 건설업체에 1,815만 원에 맡겼고, 그 건설업체의 일용직 근로자가 6.3m 높이 캐노피 지붕 위에서 일하다 부식된 철판 일부가 떨어지면서 균형을 잃고 추락해 숨진 사건입니다. 법원은 중대재해처벌법 제5조 단서가 도급인의 의무를 '시설, 장비, 장소 등에 대하여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책임이 있는 경우'로 한정한다는 점을 들어, 지붕 수리 전문성이 없는 제조업체가 전문업체에 실질적인 도급을 준 이 사건에는 의무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수급인의 견적서에 차량탑재형 고소작업대 사용과 안전 조치 전반을 수급인이 맡는다는 내용이 있었다는 점, 공장장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가 불송치된 점도 근거가 됐고, 민법 제756조 사용자책임과 제758조 공작물책임 청구도 모두 기각됐습니다.
다만 원청이든 발주자든 맡기는 상대를 잘못 고르면 책임이 생깁니다. 수원지방법원 2020. 2. 5. 선고 2019나60103 판결은 종합건설업체가 철근콘크리트 공사를 전문건설업 등록이 없는 개인에게 하도급했고, 그 개인이 고용한 근로자가 거푸집 인양 중 끊어진 철선 때문에 날아온 강관에 머리를 맞아 뇌 손상을 입은 사건에서, 무자격자에게 전문공사를 맡긴 것 자체가 민법 제757조 단서의 '도급에 관한 중대한 과실'이라고 보아 원청 책임을 60%로 인정했습니다. 여기서 중대한 과실은 거의 고의에 가까운 현저한 주의 결여를 말합니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2다12239 판결). 오래된 판결이지만 수원지방법원 2003. 6. 18. 선고 2002가합14016 판결도 일반건설업 등록이 없는 사람에게 4층 건물 시공을 맡긴 건축주에게 낙하물 사고의 배상책임을 인정했습니다.
하청 근로자가 아니라 공사를 맡은 개인 수급인 본인이 다친 경우는 더 어렵습니다. 대전지방법원 2018. 11. 21. 선고 2017가단204596 판결은 사업장 증축공사를 1,000만 원에 맡아 근로자 두 명을 직접 모집한 수급인이 5m 아래로 떨어진 사건에서, 수급인 자신에 대해서는 도급인이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지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01. 11. 27. 선고 2001다57532 판결). 항소심인 대전지방법원 2019. 12. 6. 선고 2018나118839 판결도 이 부분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산재 서류의 '사업주'와 손해배상 소송의 '사용자'는 같지 않습니다
산재 처리 명의가 누구였는지는 출발점일 뿐입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판결처럼 소급 근로계약서로 산재를 받은 사건도 기각됐고, 부산지방법원 판결처럼 건축주를 사업주로 산재를 받은 사건도 기각됐습니다. 거꾸로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18가단110051 판결의 원고는 근로복지공단에서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해 요양급여가 불승인됐지만, 피고들이 그가 하청업체의 지시·감독을 받아 일한 사실을 다투지 않아 하청업체의 피용자 내지 노무도급 수급인으로 보아 원청과 하청 모두의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법원이 실제로 보는 것은 돈의 흐름과 지시의 흐름입니다. 누가 일당을 주었는지, 자재비와 식대를 누가 냈는지, 누가 작업을 배치하고 출퇴근을 관리했는지, 원청 직원이 현장에 상주하며 하청 근로자에게 직접 말을 했는지입니다. 울산지방법원 2014가단66757 판결에서 원청 쪽 책임이 인정된 데에는 1차 하수급인이 재하수급인에게 공사중지·시정명령을 할 수 있고, 매일 작업사항을 보고받았으며, 근로자 노무비를 직접 지급하기로 약정했다는 사실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이런 사실은 사고 직후가 아니면 확보하기 어려운 것이 많습니다.
원청이 내세우는 항변과 판결의 답
원청 측 항변은 대개 비슷하고, 판결은 그 항변이 서류에 그쳤는지 실제 관리로 이어졌는지를 봅니다. 첫째, "안전교육을 했고 보호구도 지급했다"는 항변입니다.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판결과 청주지방법원 항소심은 교육과 지급이 있었더라도 착용을 실제로 확인·감독하지 않았다면 의무를 다한 것이 아니라고 보았고,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판결은 원청 안전관리자의 교육과 장구 지급, 수급인의 독자 시공 구조가 함께 갖춰진 사건에서 이 항변을 받아들였습니다.
둘째, "하도급계약상 안전시설은 하청 몫"이라는 항변입니다. 순천 판결은 계약 내용을 근거의 하나로 삼았지만,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판결은 반대 방향에서 하청업체가 "설치 의무는 원청에 있다"고 다툰 것을 배척하고 원청과 하청 모두의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제 견해로는, 계약서의 책임 분담은 업체들 사이의 내부 관계에 가깝고 피해자에 대한 책임까지 곧바로 지우지는 못한다고 보는 것이 판결들의 흐름입니다. 셋째, "근로자가 안전대 고리를 걸지 않아 인과관계가 끊겼다"는 항변은 대체로 과실상계 사유로만 다뤄졌습니다. 부천 판결은 옥상에 안전대를 걸 설비 자체가 없었다는 점을 들어 이 항변을 배척했습니다. 넷째, 추락방호망이나 고소작업대 같은 추가 설비 요구에 대해서는 법원도 신중합니다. 청주지방법원 항소심은 작업발판 설치가 예정된 현장에서 추락방호망까지 추가로 설치할 의무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원청 상대 소송에서는 원청이 하지 않은 일을 법령상 의무와 연결해 특정하는 작업이 핵심입니다.
과실상계 — 안전대 고리 하나가 비율을 바꿉니다
원청 책임이 인정되더라도 전액을 받는 사건은 드뭅니다. 추락 사고의 과실상계는 대체로 안전대를 지급받고도 걸지 않았는지, 위험한 작업방식을 스스로 택했는지, 숙련공이었는지를 봅니다. 판결마다 원청 쪽 책임 비율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청주지방법원 2020가단35472(1심) 20% → 2022나57118(항소심) 50% — 안전대 고리 미체결이지만 원청의 설치 확인·감독 소홀을 더 무겁게 봄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1가단112268 50% — 안전대를 지급받고도 착용하지 않음
울산지방법원 2014가단66757 50% — 본인 주의의무 소홀과 지병의 기여
수원지방법원 2019나60103 60% — 안전모 미착용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18가단110051,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가단5379728 각 70% — 익숙하지 않은 작업 중 주변 확인 소홀, 난간 없는 곳에서의 주의 소홀
청주 사건의 1심과 항소심이 같은 사실을 두고 20%와 50%로 갈린 데서 알 수 있듯이, 비율은 원청의 감독 소홀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보여 주느냐에 따라 움직입니다. 원청 측은 숙련공이 안전대 고리를 걸지 않았다는 점을 앞세우고, 재해근로자 측은 걸 고리 자체가 없었는지, 걸었는지 확인하는 사람이 있었는지를 증명해야 합니다.
산재보험급여는 얼마나 빠지나 — 공제 후 과실상계, 같은 성질끼리, 위자료는 그대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0조 제2항은 수급권자가 같은 사유로 보험급여를 받으면 보험가입자는 그 금액 한도에서 손해배상책임을 면한다고 정하고, 연금을 받는 경우에는 일시금을 받은 것으로 봅니다. 공제의 순서는 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로 바뀌었습니다. 보험급여와 같은 성질의 손해액에서 먼저 보험급여를 빼고 그 뒤에 과실상계를 하는 방식입니다. 대법원 2025. 6. 26. 선고 2023다297141 판결은 제3자 없이 사업주 단독의 불법행위로 생긴 재해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했습니다. 재해근로자 과실이 클수록 이 순서가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공제 범위는 같은 성질의 손해끼리로 한정됩니다(대법원 1995. 4. 25. 선고 93다61703 판결, 대법원 1991. 7. 23. 선고 90다11776 판결). 휴업급여는 그것이 지급된 휴업기간의 일실수입에서만 빼고, 휴업급여와 장해급여가 일실수입보다 많아도 남는 돈을 치료비나 개호비에서 빼지 않습니다. 청주지방법원 2020가단35472 판결도 휴업급여 7,494만여 원은 입원기간 일실수입에서만, 장해급여 808만여 원은 그 뒤의 일실수입에서만 빼는 방식으로 계산했고, 항소심은 이 틀을 유지한 채 원청의 책임 비율과 위자료만 고쳤습니다. 위자료는 산재보험급여로 메워지지 않는 손해입니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7다231119 판결). 그래서 산재 처리가 끝난 사건에서도 위자료와 산재에 없는 손해 항목이 원청 소송의 중심이 됩니다.
사망 사건에서는 유족급여가 큰 몫을 차지합니다. 광주지방법원 2026. 6. 17. 선고 2023가단559448 판결은 일실수입 3억 9,194만여 원에서 유족연금을 일시금으로 환산한 2억 1,957만여 원을 먼저 빼고 남은 금액에 원청 등의 책임 70%를 곱했습니다. 서울북부지방법원 2026. 9. 9. 선고 2025가단106934 판결은 유족급여 수급권자인 배우자의 상속분 일실수입은 유족급여 공제로 모두 소멸한다고 보았는데(대법원 2009. 5. 21. 선고 2008다13104 전원합의체 판결), 그렇더라도 위자료는 그대로 남았습니다. 제 견해로는, 사망 사건에서 원청 상대 소송의 실익은 상속인 구성, 유족급여 수급권자가 누구인지, 위자료 산정 요소를 함께 놓고 계산해 봐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원청과 하청을 함께 피고로 세우는 이유
원청과 하청은 대부분 공동불법행위자로 함께 책임집니다. 광주지방법원 2023가단559448 판결은 오피스텔 신축 현장에서 재하수급업체 근로자가 지게차 하역 중 넘어진 1.2톤 화물에 깔려 숨진 사건에서, 원청은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와 제64조의 순회점검·안전보건교육 실시 확인·안전조치 확인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책임으로, 재하수급인은 고용주로서 제38조 조치를 하지 않은 책임으로, 지게차 운전자와 그 보험사까지 공동하여 배상하라고 했습니다. 공동불법행위자는 가담 정도가 경미해도 피해자에 대해 손해 전부를 책임진다는 대법원 법리도 함께 인용됐습니다.
원청을 피고에 넣으면 회수 가능성이 달라집니다. 하청업체가 영세해도 원청은 대개 자력이 있고,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가단5379728 판결처럼 하청업체가 가입한 근로자재해공제가 있으면 공제조합도 함께 피고가 됩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7조와 관련해 대법원 2026. 1. 22. 선고 2022다214040 전원합의체 판결은 근로복지공단이 대위할 수 있는 '제3자'인지를 산재보험료 부담관계가 아니라 같은 사업장의 위험을 공유하는지로 판단해야 한다고 기준을 바꾸었습니다. 원수급인에게 고용된 근로자, 하수급인, 하수급인에게 고용된 근로자가 제3자가 아니라는 종전 판례도 이 기준으로 설명했고, 원청 등의 지휘 아래 건설기계 운전노무를 제공한 임대인 등도 제3자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제 견해로는, 같은 현장의 원청·하청에게는 공단이 지급한 보험급여를 구상하지 못하므로, 이들의 민사책임은 결국 재해근로자 본인이 보험급여로 메워지지 않은 손해를 직접 청구할 때 문제됩니다. 원청 상대 소송의 실익을 산재 공제 뒤에 남는 손해로 계산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제15조 — 손해액 5배 이내 배상이 인정된 판결과 부정된 판결
중대재해처벌법 제15조 제1항은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등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이 법의 의무를 위반해 중대재해를 발생하게 하면 해당 사업주, 법인 또는 기관이 손해액의 5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배상하도록 정합니다. 법인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면 면책되고, 제2항은 고의·중과실의 정도, 위반행위의 내용, 피해 규모, 취득한 경제적 이익, 위반 기간과 횟수, 재산상태, 피해구제와 재발방지 노력을 고려하도록 합니다. 다만 이 배상은 '중대산업재해'를 전제로 하는데, 같은 법 제2조 제2호는 사망자 1명 이상, 같은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 2명 이상 등을 요건으로 합니다. 혼자 추락해 중상을 입은 사건은 원칙적으로 이 조항의 대상이 아닙니다. 상시 근로자 5명 미만 사업장에는 중대산업재해에 관한 의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제3조)도 확인해야 합니다.
제15조에 따른 배상을 실제로 명한 판결이 나왔습니다. 서울북부지방법원 2025가단106934 판결은 공장 화재복구공사 현장의 13m 지붕 철골 위에서 크레인으로 올리던 판넬에 부딪혀 떨어져 숨진 근로자의 유족이 시공사와 현장소장 등을 상대로 낸 소송입니다. 시공사 대표가 지붕에 안전대 부착설비와 추락방호망이 없다는 보고를 받고도 공사비와 공기 때문에 그대로 작업하게 한 점, 대표와 시공사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유죄판결을 받아 확정된 점을 들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을 인정하고, 일반 손해배상과 별도로 시공사가 배우자에게 4,000만 원, 자녀들에게 각 3,000만 원을 더 지급하라고 했습니다. 현장소장과 과장은 '해당 사업주, 법인 또는 기관'이 아니어서 제15조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 사건 근로자는 시공사가 직접 고용한 일용직이었고, 판결이 확정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하청 근로자 사건에서는 제15조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판결이 이어집니다. 광주지방법원 2023가단559448 판결은 원청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손해액의 30% 이상을 더 배상하라는 주장은 고의·중과실 증거가 부족하다며 배척했고,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23가단126177 판결은 앞서 본 대로 도급인의 실질적 지배·운영·관리 책임 자체를 부정했습니다. 제가 확인한 범위에서는 하청 근로자가 원청을 상대로 제15조 배상을 받아 낸 판결은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제 견해로는 판결이 쌓이기 전 단계이고, 원청 경영책임자에 대한 형사 유죄 확정과 위험을 보고받고도 방치한 구체적 사정이 함께 갖춰져야 다퉈 볼 수 있는 주장입니다.
보험·공제로 이 배상금이 나오는지도 따져야 합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12. 22. 선고 2022가단5191621 판결은 하수급업체 근로자가 견출작업 중 5.7m 아래로 떨어져 숨진 사건에서, 유족이 하수급업체와 공제계약을 맺은 공제조합에 제15조 배상분을 청구하자 공제약관이 고의·중과실 법령위반 손해를 보상에서 빼고 있다는 이유로 기각했습니다. 일반 손해배상분 위자료 3,300만 원은 공제조합이 상법 제724조 제2항에 따라 직접 지급하라고 했습니다. 제15조 배상은 회사의 고유 재산에서 받아 내야 하는 돈이라는 뜻입니다.
소멸시효와 증거 — 형사 기록이 민사의 뼈대가 됩니다
불법행위 손해배상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안에 청구해야 하는데, 후유장해가 늦게 드러나는 사건에서는 이 기산점이 다툼이 됩니다. 수원지방법원 2019나60103 판결의 1심인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19. 2. 20. 선고 2016가단17767 판결은 뇌전증 진단 시점에 손해를 알았다고 보아 시효 완성으로 청구를 기각했지만, 항소심은 인지기능장애 같은 후유장해가 뒤늦게 기질성 정동장애 진단으로 판명된 때부터 시효가 진행한다고 보아 1심을 취소하고 청구를 일부 받아들였습니다(대법원 1992. 12. 8. 선고 92다42583 판결 참조). 머리를 다친 사건이라면 진단 경과를 날짜별로 정리해 두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원청의 형사 결과는 민사의 가장 강한 증거입니다. 서울북부지방법원 2025가단106934 판결은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민사에서도 반대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21다243430 판결을 인용해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거꾸로 서울남부지방법원과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판결에서는 원청 쪽의 불기소·불송치가 기각의 한 근거로 적혔습니다. 원청 관계자가 입건됐다면 고소인·유족으로서 의견을 내고 기록 열람·등사를 신청해 재해조사의견서, 작업일보, 안전시공계획서를 확보해 두어야 합니다.
집행까지 — 원청이 회생에 들어가도 끝나지 않습니다
소송 도중 원청이 무너지는 일도 있습니다. 광주지방법원 2023가단559448 판결에서 원청은 소송 중 회생절차에 들어갔고, 유족은 회생채권을 신고했으나 관리인이 이의하자 소송을 수계해 회생채권 확정 판결을 받았습니다. 같은 판결은 재하수급인, 지게차 운전자, 지게차 보험사에게는 원청과 공동하여 지급하라고 명했고, 보험 보상한도는 원금의 한도일 뿐 지연손해금은 따로 지급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원청이 회생에 들어가면 이의가 나온 채권은 조사기간 말일부터 1개월 안에 소송 수계를 신청해야 하는 등(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72조, 제170조 제2항) 기한이 짧으므로, 회생 공고를 놓치지 않는 것이 회수의 첫 단계입니다.
하청업체가 근로자재해공제나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했는지, 현장에 투입된 건설기계에 보험이 있는지도 처음부터 조사합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가단5379728 판결과 광주지방법원 판결처럼 공제조합과 보험사가 함께 책임지면, 원청이나 하청에 자력이 없어도 한도 안에서는 회수가 확실해집니다. 제 견해로는, 원청 상대 소송을 결정하기 전에 피고별 자력과 보험·공제를 표로 정리해 두는 것이 소송비용 대비 실익을 가늠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입니다.
이 경우는 선임 실익이 없습니다
모든 하청 근로자 사고가 원청 소송으로 갈 만한 것은 아닙니다. 부상이 가볍고 후유장해가 없어 산재 휴업급여·요양급여로 손해 대부분이 메워졌다면, 원청 상대 소송에서 더 받을 수 있는 것은 과실상계를 거친 위자료 정도인 경우가 많습니다. 청주지방법원 항소심과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판결의 위자료가 각 700만 원이었던 것처럼, 후유장해가 크지 않은 부상 사건의 위자료는 많지 않습니다. 원청이 현장을 지휘한 자료가 전혀 없고, 사고가 근로자 개인 장비나 작업방식에서 비롯됐으며, 원청 사업장의 고정 방호시설과 무관하다면 승소 가능성도 낮습니다. 반대로 영구장해가 남았거나 사망 사건이거나, 하청업체에 자력이 없고 원청 직원의 지시가 기록으로 남아 있다면 검토할 가치가 큽니다.
재해근로자와 가족이 피해야 할 대응
원청이나 하청이 건네는 위로금·합의서에 바로 서명하는 일 — 민사상 일체의 청구를 포기한다는 문구가 들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로금이 손해배상 선급금으로 처리되어 나중에 공제되기도 합니다.
산재 처리 명의를 맞추려고 사실과 다른 근로계약서를 쓰는 일 — 서울남부지방법원 판결처럼 오히려 민사에서 불리한 사정으로 쓰입니다.
사고 현장 사진과 동료 연락처를 확보하지 않는 일 — 사고 뒤 난간이 설치되면 사고 당시 모습을 증명하기 어려워집니다.
원청 형사사건 결과를 기다리기만 하는 일 — 형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효와 회생 기한은 멈추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하청업체 소속인데 원청 건설사에 직접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나요?
원청이 작업을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했거나, 원청 사업장의 추락 방호시설이 없어 사고가 났다면 청구할 수 있습니다.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1가단112268 판결과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18가단110051 판결이 원청 책임을 인정한 예입니다. 원청의 관여가 감리 수준이었다면 기각될 수 있습니다.
산재보험급여를 받으면 원청에 대한 손해배상은 못 받나요?
받을 수 있습니다. 같은 성질의 손해에서만 급여를 빼고, 그 뒤에 과실상계를 합니다. 위자료와 산재에 없는 손해는 그대로 청구합니다.
안전대를 지급받고도 걸지 않았다면 원청 책임이 없어지나요?
없어지지는 않고 과실상계로 줄어듭니다. 판결들은 대체로 원청 책임을 50~70%로 보았고, 청주지방법원 2022나57118 판결은 원청이 착용 여부를 실제로 감독하지 않은 점을 들어 1심의 20%를 50%로 올렸습니다.
원청이 안전교육을 했다는 서류가 있으면 책임을 면하나요?
교육 서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판결은 10분 교육과 동료를 통한 안전대 지급만으로는 안전배려의무를 다했다고 보지 않았습니다.
건물주나 공장주가 공사를 맡겼다가 사고가 났다면 그들에게도 책임이 있나요?
시공을 주도하지 않은 발주자는 원칙적으로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이 아닙니다. 다만 무자격 업체에 전문공사를 맡겼거나 현장을 직접 지휘했다면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19나60103 판결).
하청 근로자가 사망했다면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손해액의 5배까지 받을 수 있나요?
법에는 5배 이내 배상이 있지만, 경영책임자등의 고의·중과실이 증명돼야 합니다. 직접 고용 근로자 사건에서 별도 배상을 명한 판결은 있으나, 하청 근로자가 원청을 상대로 인정받은 판결은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원청이 회생절차에 들어갔으면 배상을 못 받나요?
회생채권으로 신고하고, 이의가 있으면 소송을 수계해 채권을 확정받아야 합니다. 하청업체·보험사·공제조합이 함께 책임지는 경우가 많아 피고 구성을 넓게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고 후 몇 년이 지났는데 아직 소송할 수 있나요?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이 기준입니다. 후유장해가 뒤늦게 판명됐다면 그때부터 진행한다고 본 판결이 있으니, 진단 경과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이 글에서 인용한 판결과 법령
청주지방법원 2022. 8. 19. 선고 2020가단35472 판결 — 원청 작업지휘자 지휘 하 비계공 추락, 원청 안전배려의무 인정, 같은 성질 손해별 공제
청주지방법원 2024. 2. 8. 선고 2022나57118 판결 — 위 사건 항소심, 원청 책임 50%로 상향, 위자료 700만 원(확정)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2. 8. 24. 선고 2021가단112268 판결 — 엘리베이터 출입구 7m 추락 사망, 원청 책임 50%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0. 4. 24. 선고 2018가단110051 판결 — 옥상 방호시설 미설치, 원청·하청 공동책임 70%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7. 16. 선고 2022가단5379728 판결 — 외벽 안전난간 미설치, 원청·하청·공제조합 공동책임
울산지방법원 2015. 10. 23. 선고 2014가단66757 판결 — 비계 해체 중 추락 후 사망, 원청·하수급인 연대책임(항소 취하로 확정)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17. 8. 10. 선고 2015가단15539 판결 — 감리적 감독에 그친 원청, 청구 기각(확정)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5. 6. 12. 선고 2024가단74321 판결 —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단서, 작업발판은 수급인 몫, 청구 기각(수원지방법원 2026. 7. 23. 선고 2025나56892 항소기각)
서울남부지방법원 2019. 11. 20. 선고 2018가단210953 판결 — 소급 근로계약서와 산재 처리, 고용관계·노무도급 부정
부산지방법원 2024. 11. 13. 선고 2022나69957 판결 — 개인 건축주의 사업주·도급인 지위 부정, 항소 기각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25. 1. 22. 선고 2023가단126177 판결 — 중대재해처벌법 제5조 단서, 제조업체 도급인 책임 부정(확정)
수원지방법원 2020. 2. 5. 선고 2019나60103 판결(1심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19. 2. 20. 선고 2016가단17767 판결) — 무자격자 하도급의 중대한 과실, 후유장해 판명 시점의 시효 기산
수원지방법원 2003. 6. 18. 선고 2002가합14016 판결 — 미등록자에게 시공을 맡긴 건축주의 민법 제757조 단서 책임
대전지방법원 2018. 11. 21. 선고 2017가단204596 판결, 대전지방법원 2019. 12. 6. 선고 2018나118839 판결 — 수급인 본인에 대한 도급인의 안전조치 의무 부정
광주지방법원 2026. 6. 17. 선고 2023가단559448 판결 — 원청 제63조·제64조 책임, 공제 후 과실상계, 회생채권 확정, 중대재해처벌법 배상 주장 배척
서울북부지방법원 2026. 9. 9. 선고 2025가단106934 판결 — 중대재해처벌법 제15조 배상 인정(직접 고용 근로자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12. 22. 선고 2022가단5191621 판결 — 중대재해처벌법 제15조 배상분은 공제 대상 아님(확정)
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3다78372 판결 / 대법원 1997. 4. 25. 선고 96다53086 판결 /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7030 판결 / 대법원 2001. 11. 27. 선고 2001다57532 판결 / 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2다12239 판결 — 도급인의 사용자책임·보호의무·안전조치 주의의무
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 / 대법원 2025. 6. 26. 선고 2023다297141 판결 / 대법원 1995. 4. 25. 선고 93다61703 판결 / 대법원 1991. 7. 23. 선고 90다11776 판결 / 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7다231119 판결 / 대법원 2009. 5. 21. 선고 2008다13104 전원합의체 판결 — 산재보험급여 공제의 순서와 범위
대법원 2026. 1. 22. 선고 2022다214040 전원합의체 판결 / 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21다243430 판결 / 대법원 1992. 12. 8. 선고 92다42583 판결 — 공단 대위의 제3자 범위, 형사판결의 증명력, 시효 기산점
법령 — 민법 제750조, 제756조, 제757조, 제758조, 제766조 /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38조, 제63조, 제64조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0조, 제87조 /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조, 제5조, 제15조 / 상법 제724조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70조, 제172조
법무법인 도모는 이 사건을 이렇게 진행합니다
하청 근로자 사고에서 원청을 상대로 하는 소송은 '누가 현장을 움직였는가'를 증명하는 싸움입니다. 사고 경위 자체는 재해조사 자료에 대부분 남아 있지만, 원청 직원이 어떤 지시를 했고 원청 사업장의 어느 시설이 비어 있었는지는 처음부터 의식하고 모으지 않으면 흩어집니다. 그래서 첫 작업은 원청, 하수급인, 재하수급인, 근로자로 이어지는 계약의 사슬과 돈의 흐름을 한 장에 그려 보는 일입니다.
첫 상담에서 확인하는 것
먼저 산재 승인 여부와 지급된 급여의 종류·금액, 장해등급이나 유족급여 수급권자를 확인합니다. 공제 범위와 남는 손해를 계산하는 출발점이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하도급계약서, 작업일보, 출력일보, 단체 대화방 지시 내용, 일당을 누가 어떤 계좌로 지급했는지를 봅니다. 원청의 구체적 지휘·감독과 노무도급 여부가 여기서 갈립니다. 세 번째로 사고 장소가 원청 사업장의 개구부·지붕·외벽처럼 고정 방호가 필요한 곳이었는지, 근로자의 작업행동과 직결된 장비 문제였는지를 사진과 재해조사의견서로 나눕니다. 마지막으로 원청·하청의 자력과 근로자재해공제·배상책임보험 가입 여부, 원청 관계자의 형사 입건 상황을 확인해 회수 가능성과 소송 비용을 함께 따집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대응 방식
김강희 변호사는 원청과 하청, 공제조합과 보험사를 처음부터 함께 피고로 세우는 쪽을 택합니다. 책임 근거는 민법 제756조 사용자책임, 안전배려의무,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제64조 위반 불법행위를 겹쳐 주장하되, 원청 측이 제63조 단서를 들 것에 대비해 사고 장소의 방호시설이 작업행동이 아닌 시설의 문제였다는 점을 도면과 사진으로 특정합니다. 원청 관계자가 형사 입건됐다면 그 기록을 확보해 민사의 증거로 쓰고, 사망 사건에서 경영책임자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유죄가 확정됐다면 제15조 배상 청구도 함께 검토합니다. 손해액은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에 맞춰 항목별로 다시 계산하고, 위자료 산정에 필요한 사정을 구체적으로 정리합니다.
함께할 때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
위에서 본 판결들에서 사고가 났다는 사실과 근로자가 다쳤다는 사실은 거의 다툼이 없었습니다. 결론을 가른 것은 원청 직원의 지시가 객관 자료로 남아 있었는지, 비어 있던 방호시설이 원청 몫이었는지, 안전교육과 보호구 지급이 실제 감독으로 이어졌는지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보여 주었는지였습니다. 같은 현장, 같은 사고를 두고 원청 책임이 20%에서 50%로 바뀐 판결도 있습니다. 변호사는 첫 상담에서 이 사건이 원청까지 피고로 세울 사건인지, 하청과 공제조합만으로 정리하는 편이 나은 사건인지, 산재 급여로 사실상 마무리하는 편이 나은 사건인지를 구분해 말씀드립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하청 근로자의 추락 사고는 산재 처리로 끝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위자료와 산재에 없는 손해, 그리고 현장을 실제로 움직인 원청의 책임은 따로 남아 있습니다. 원청의 책임은 원청이 무엇을 지시했고 무엇을 갖추지 않았는지를 증명할 때 비로소 인정되고, 그 증거는 시간이 지날수록 사라집니다.
산재 승인 통지와 급여 지급 내역, 하도급계약서나 근로계약서, 일당 입금 내역, 사고 현장 사진과 동료 연락처, 원청 관계자의 형사사건 진행 상황을 모아 두시기 바랍니다. 원청이 회생에 들어갔거나 합의서를 요구받고 있다면 서명 전에 검토가 필요합니다. 비슷한 상황에 계시다면 자료를 정리해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원·경기 남부에서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법무법인 도모는 수원 광교에 사무소를 둔 로펌입니다. 수원지방법원·수원지방검찰청과 가까운 광교중앙로에 자리하고 있으며, 수원·용인·화성·성남·오산·평택 등 경기 남부 전역의 손해배상·대여금·계약 분쟁 등 민사 사건을 맡고 있습니다. 대표변호사를 포함한 8인의 변호사가 사건을 직접 담당합니다.
수원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시거나 소장을 받으셨다면 첫 서면이 사건의 틀을 정합니다. 자료를 정리해 오시면 첫 상담에서 사건의 방향과 다음 단계를 함께 짚어 드립니다. 수원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