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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준강간 혐의로 체포돼 구속영장이 청구됐다면 — 메시지 삭제·피해자 연락이 불리하게 쓰인 판결과 영장심사 소명자료

2026. 10. 27.

준강간으로 체포돼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48시간 안에 증거인멸·도망 염려를 다투게 됩니다. 메시지 삭제와 피해자 연락이 판결에서 어떻게 불리하게 쓰였는지, 영장심사 소명자료와 적부심·보석까지 실제 판결로 짚었습니다. 수원 광교 법무법인 도모.

목차

  1. 핵심만 먼저 정리하면
  2. 체포 뒤 48시간 — 구속영장 청구와 영장실질심사는 이렇게 흘러갑니다
  3. 준강간 사건에서 판사가 보는 세 가지 — 주거, 증거인멸, 도망
  4. 메시지 삭제는 '증거인멸 염려'와 '유죄 정황'으로 두 번 쓰입니다
  5. 체포된 뒤 지인을 통해 피해자·신고자에게 손을 쓰면 벌어지는 일
  6. 영장이 기각된 다음 날이 더 위험합니다
  7. 구속적부심으로 풀려난 뒤 피해자에게 다시 다가가면
  8. 합의는 하되 피해자를 직접 찾아가지 않는 방법
  9. 영장실질심사에 내는 소명자료 — 주거·직업·가족, 그리고 접근금지 서약서
  10. 체포 현장에서 넘긴 휴대전화, 증거능력 다툼은 따로 남습니다
  11. 구속되었다면 — 구속적부심, 보증금 납입조건부 석방, 기소 뒤 보석
  12. 구속은 형의 예고가 아닙니다 — 구금일수와 형사보상
  13. 가족이 체포 당일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14. 여기서부터는 변호인이 필요합니다
  15. 자주 묻는 질문
  16. 준강간으로 체포되면 구속영장은 거의 다 발부되나요?
  17. 영장실질심사는 체포되고 며칠 뒤에 열리나요?
  18. 피해자에게 사과 문자를 보내면 도움이 되지 않나요?
  19. 카카오톡 대화를 이미 지웠는데 어떻게 하나요?
  20. 가족이 피해자를 만나 합의를 대신 해도 되나요?
  21. 영장실질심사에서 혐의를 부인하면 구속되나요?
  22. 구속적부심과 보석은 무엇이 다른가요?
  23. 구속됐다가 무죄가 나오면 보상을 받을 수 있나요?
  24. 이 글에서 인용한 판결과 법령
  25. 법무법인 도모는 이 사건을 이렇게 진행합니다
  26. 첫 상담에서 확인하는 것
  27. 김강희 변호사의 대응 방식
  28. 함께할 때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
  29.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30. 수원·경기 남부에서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술자리 다음 날 아침, 상대방의 신고로 경찰서에 연행된 아들이 "준강간 혐의로 체포됐고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 같다"는 연락을 해 왔다는 가족의 전화를 자주 받습니다. 대부분 같은 질문을 하십니다. 영장이 나오면 어떻게 되는지, 피해자에게 지금이라도 연락해 사과하면 되는지, 휴대전화에 남은 대화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준강간 사건의 영장 단계에서 결과를 가장 크게 흔드는 것은 혐의의 내용보다 체포 전후에 피의자 쪽이 한 행동입니다. 메시지를 지우고 피해자나 신고자에게 직접·간접으로 연락한 사실은 영장심사에서는 증거인멸 염려로, 본안 재판에서는 유죄의 정황과 무거운 양형 사유로 두 번 쓰입니다. 준강간이란, 형법 제299조에 따라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하는 범죄로, 형법 제297조 강간죄의 예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됩니다. 법정형에 벌금이 없고 하한이 징역 3년이라 수사기관은 체포 직후부터 구속을 검토합니다. 이런 사건을 맡아 보면 결론이 갈리는 지점은 네 곳입니다. 체포 직후 휴대전화와 대화 기록을 어떻게 다루었는지, 피해자와 신고자에게 누가 어떤 방식으로 접촉했는지, 주거·직업·가족 관계를 영장심사 전에 얼마나 구체적으로 소명했는지, 그리고 풀려난 뒤 약속을 지켰는지입니다. 아래에서는 체포 뒤 48시간의 흐름, 판사가 보는 구속 사유, 메시지 삭제와 피해자 접촉이 판결에서 어떻게 평가되었는지, 합의를 안전하게 진행하는 방법, 영장실질심사에 낼 소명자료, 구속적부심과 보석, 구금과 형사보상까지 실제 판결을 근거로 차례로 짚어 보겠습니다.

핵심만 먼저 정리하면

  1. 체포되면 언제까지 구속 여부가 정해지나요 — 체포한 때부터 48시간 안에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으면 즉시 석방해야 하고(형사소송법 제200조의2 제5항, 긴급체포는 제200조의4 제1항), 체포된 피의자의 영장실질심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청구된 날의 다음 날까지 열립니다(제201조의2 제1항). 판사는 범죄의 중대성과 함께 피해자 및 중요 참고인에 대한 위해 우려를 고려해야 합니다(제70조 제2항).

  2. 피해자에게 연락하거나 대화를 지우면 어떻게 되나요 — 영장 단계에서는 증거인멸 염려로, 재판에서는 불리한 정상으로 쓰입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8. 29. 선고 2024고합173 판결은 체포 뒤 지인을 통해 피해자·신고자 쪽에 손을 쓴 사정을 "사건관계인들을 회유하여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보이기도 하는 점"으로 들어 피해자의 처벌불원에도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했고,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24. 12. 5. 선고 2024노2581 판결)도 이를 유지했습니다.

  3. 영장이 기각되면 끝인가요 — 아닙니다. 인천지방법원 2025. 1. 23. 선고 2024고합1034 판결의 피고인은 영장실질심사에서 피해자에게 접근하지 않겠다고 다짐해 영장이 기각되었지만, 석방 두 시간도 지나지 않아 피해자에게 전화를 건 것을 시작으로 67회 연락했고, 그 연락이 스토킹범죄로 함께 처벌되어 징역 4년 등을 선고받았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5. 6. 17. 선고 2025노501 판결로 유지).

체포 뒤 48시간 — 구속영장 청구와 영장실질심사는 이렇게 흘러갑니다

준강간 혐의로 체포되었다면 가족에게 주어진 시간은 길게 잡아도 사흘입니다. 현행범 체포든 긴급체포든 체포영장에 의한 체포든, 수사기관은 체포한 때부터 48시간 안에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하고 그러지 않으면 피의자를 즉시 석방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200조의2 제5항, 제200조의4 제1항·제2항, 현행범은 제213조의2로 준용). 구속영장은 사법경찰관이 검사에게 신청하고 검사가 관할 지방법원 판사에게 청구합니다(제201조 제1항). 2026년 10월 2일 공소청법이 시행되면서 검사의 사무는 공소청·광역공소청·지방공소청이 맡게 되었으니(공소청법 제2조), 지금은 경찰이 신청하고 공소청 검사가 청구하는 구조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같은 날 시행된 개정 형사소송법은 검사가 경찰의 영장 신청을 심사하면서 피의자를 면담할 수 있고, 그때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규정도 새로 두었습니다(제201조 제7항·제8항).

영장이 청구되면 판사는 체포된 피의자를 지체 없이 심문해야 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청구된 날의 다음 날까지 심문해야 합니다(제201조의2 제1항). 이것이 흔히 말하는 영장실질심사, 정식 명칭으로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입니다. 검사와 변호인은 심문기일에 출석해 의견을 진술할 수 있고(같은 조 제4항), 피의자에게 변호인이 없으면 판사가 직권으로 국선변호인을 선정합니다(같은 조 제8항). 영장이 발부되면 경찰 단계 10일, 검사 단계 10일의 구속기간이 시작되고, 검사 단계는 판사의 허가로 10일 범위에서 한 번 연장될 수 있습니다(제202조, 제203조, 제205조 제1항).

실무에서 이 48시간은 대개 이렇게 지나갑니다. 체포 당일 피해자 조사와 피의자신문이 이루어지고, 다음 날 영장 신청과 청구가 이어지며, 그다음 날 심문이 열립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고합173 판결에 기록된 장면이 이 압박을 잘 보여 줍니다. 피고인과 같은 유치장에 있던 사람은 피고인에게 "여기 들어오고 나서 시간은 48시간밖에 없다", 경찰이 먼저 피해자 진술을 들으면 영장실질심사까지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고, 피고인은 이 말을 듣고 접견 온 친구에게 업소 쪽을 통해 일을 정리해 보라고 부탁했습니다. 시간에 쫓긴 가족과 피의자가 가장 흔하게 저지르는 실수가 바로 이것입니다. 그 결과가 어땠는지는 아래에서 자세히 보겠습니다.

준강간 사건에서 판사가 보는 세 가지 — 주거, 증거인멸, 도망

구속 여부를 가르는 기준은 법에 정해져 있습니다.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일정한 주거가 없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거나,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을 때 구속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70조 제1항, 피의자는 제201조 제1항). 그리고 판사는 이 사유를 심사할 때 범죄의 중대성, 재범의 위험성, 피해자 및 중요 참고인 등에 대한 위해 우려를 고려해야 합니다(제70조 제2항).

준강간 사건에서 이 조문이 특히 무겁게 작동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범죄의 중대성입니다. 준강간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상한으로는 30년까지의 징역형이 정해진 범죄이고(형법 제297조, 제299조, 제42조), 두 사람 이상이 합동했다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3항·제1항에 따라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되는 특수준강간이 됩니다. 실형 가능성이 높은 범죄일수록 도망할 동기가 있다고 평가되기 쉽습니다. 둘째, 증거의 구조입니다. 준강간은 대부분 목격자가 없는 공간에서 일어나고, 피해자 진술과 당일 전후의 메시지, 함께 있던 사람들의 진술, 숙박업소나 주점의 CCTV가 사실상 증거의 전부입니다. 이 증거들이 모두 피의자 쪽에서 손을 댈 수 있는 곳에 있다는 점이 증거인멸 염려를 키웁니다.

그래서 영장실질심사에서 변호인이 다투는 내용도 이 두 축에 맞춰집니다. 이미 확보된 증거가 무엇이고 피의자가 더 이상 손댈 수 있는 증거가 남아 있지 않다는 점, 피해자와 참고인에게 접근하지 않을 구체적인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주거와 직업과 가족 관계로 보아 도망할 이유가 없다는 점입니다. 거꾸로 말하면, 체포 전후에 증거를 지우거나 피해자 쪽에 연락한 사실이 하나라도 드러나면 이 세 가지 방어가 한꺼번에 무너집니다.

메시지 삭제는 '증거인멸 염려'와 '유죄 정황'으로 두 번 쓰입니다

상담에서 "대화를 지웠는데 괜찮을까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저는 이미 지운 것보다 앞으로 지우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답합니다. 휴대전화의 메시지 삭제는 영장 단계와 본안 단계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피의자에게 불리하게 쓰이기 때문입니다.

먼저 체포 단계입니다.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24. 9. 26. 선고 2024고합81 판결은 피해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피고인들을 현행범으로 체포한 것이 적법했는지를 판단하면서, 피고인 중 한 사람이 성관계 동영상을 촬영하고도 "이미 자신의 휴대전화에서는 동영상 파일을 삭제하는 등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에 충분한 상황"이었다는 점을 들어 체포의 필요성을 인정했습니다. 이 사건은 항소심(광주고등법원 2025. 2. 20. 선고 2024노434 판결)에서 1심 유죄 부분이 파기되어 죄명이 특수준강간에서 준강간으로 바뀌고 형도 집행유예로 달라졌으므로, 위 체포 필요성 판단은 1심의 판단으로 읽어야 합니다. 그래도 체포 현장에서 파일을 지운 행동이 체포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사정으로 거론되었다는 점은 기억해 둘 만합니다.

다음은 본안 단계입니다.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5. 9. 25. 선고 2024고합83 판결은 술에 취해 잠든 피해자를 간음한 준강간 사건에서 피고인이 합의된 성관계였다고 다투자, 사건 직후 피고인이 "피해자의 허락 없이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있는 자신에 관한 정보를 삭제하거나 차단한 것으로 보이는" 사정을 피고인 주장과 모순되는 정황으로 보았습니다. 합의된 관계였다면 상대방 휴대전화에서 자기 흔적을 지울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신고하려는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빼앗고 방에서 나가지 못하게 한 감금죄까지 함께 유죄가 되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19. 9. 17. 선고 2019노1504 판결도 범행 직후 경찰에 신고하려는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빼앗는 등 실랑이를 한 점을 피고인의 심신미약 주장을 배척하는 근거로 썼습니다.

정리하면, 휴대전화에서 무언가를 지우거나 상대방의 휴대전화에 손을 대는 행동은 체포 단계에서는 "증거를 없앨 사람"이라는 평가로, 재판 단계에서는 "숨길 것이 있던 사람"이라는 평가로 돌아옵니다. 지워진 대화가 디지털포렌식으로 되살아나는 경우도 적지 않아, 삭제로 얻는 이익은 거의 없고 잃는 것은 큽니다. 이미 지웠다면 그 사실을 감추려 하기보다 언제, 무엇을, 왜 지웠는지 변호인과 먼저 정리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법적으로 덧붙이면, 자기 사건의 증거를 스스로 없애는 행위는 형법 제155조 제1항의 증거인멸죄로 처벌되지 않습니다. 증거인멸죄는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법원 2026. 1. 15. 선고 2024도15728 판결은 자신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인멸을 위하여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행위라도 그것이 방어권의 남용이라고 볼 수 있을 때에는 증거인멸교사죄로 처벌할 수 있다고 하면서, 행위의 태양과 내용, 범인과 행위자의 관계, 행위 당시의 구체적 상황, 형사사법작용에 미칠 위험성을 종합해 판단하라고 했습니다(대법원 2016. 7. 29. 선고 2016도5596 판결 참조). 친구에게 대화방을 지워 달라거나 동석자에게 휴대전화를 정리하라고 부탁하는 일은 영장 단계의 불이익을 넘어 별개의 범죄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체포된 뒤 지인을 통해 피해자·신고자에게 손을 쓰면 벌어지는 일

제가 가장 강하게 말리는 것은 체포된 피의자가 접견 온 친구나 가족을 통해 피해자 쪽을 움직이려는 시도입니다. 영장 단계에서 판사가 고려해야 하는 "피해자 및 중요 참고인 등에 대한 위해 우려"(형사소송법 제70조 제2항)를 피의자 스스로 입증해 주는 꼴이 되기 때문입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고합173 판결의 사실관계를 보면 그 위험이 구체적으로 드러납니다. 피고인은 유흥주점 룸에서 술에 취해 잠든 접객원을 간음한 혐의로 2023. 1. 30.경 현행범 체포되어 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되었습니다. 법원이 증거로 본 '체포 구속인 접견부'에는 그날 저녁 접견 온 일행이 "여자가 진술 제대로 진술하도록" 알아보고 있다며 버티라고 말한 기록이 남았고, 피고인은 법정에서 일행이 업소 영업부장에게 4,000만 원을 주었다고 들었고 자신이 그 돈을 일행에게 현금으로 주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사건을 112에 신고했던 사람은 법정에서 피고인 측으로부터 1,500만 원가량을 현금으로 받은 것 같다고 진술했고, 수사기관의 출석 요청에는 응하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그 신고자가 돈을 받기 전에 쓴 자필진술서를 제외한 나머지 진술은 믿기 어렵다고 보았고, 양형에서 "피해자, 신고자 등 사건관계인들을 회유하여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보이기도 하는 점"을 엄중한 처벌이 필요한 이유로 들었습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았고 피고인에게 동종 전과도 없었지만 선고형은 징역 1년 6월의 실형이었고,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4노2581 판결). 처벌불원이라는 가장 큰 감경 사유가 있었는데도 실형을 피하지 못한 셈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돈이 오간 방식이 회유로 읽힌 것이 무겁게 작용했습니다.

이 판결이 주는 교훈은 분명합니다. 합의를 원하는 마음 자체는 잘못이 아니지만, 피의자 본인이나 그 일행이 피해자, 신고자, 목격자에게 직접 돈이나 부탁을 건네는 순간 그것은 합의가 아니라 진술 회유로 평가됩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9 제4항은 자기 또는 타인의 형사사건의 수사나 재판과 관련하여 필요한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 또는 그 친족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면담을 강요하거나 위력을 행사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고소·진술을 하지 못하게 하거나 거짓으로 진술하게 할 목적으로 협박 등을 하면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합니다. 피해자에게 "만나서 이야기하자"는 메시지를 반복해서 보내는 것만으로도 이 조문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영장이 기각된 다음 날이 더 위험합니다

영장이 기각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면 가족은 한숨을 돌리지만, 저는 그때부터 더 조심하시라고 말씀드립니다. 영장 기각은 '지금 구속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판단일 뿐이고, 기각 이유에 담긴 전제, 즉 피해자에게 접근하지 않고 수사와 재판에 성실히 응하리라는 전제가 깨지면 구속 사유는 언제든 다시 생깁니다.

인천지방법원 2024고합1034 판결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피고인은 교제하던 피해자가 이별을 요구하자 성관계 영상을 유포할 것처럼 협박하고 피해자 집에 들어가 물건을 부순 일 등으로 긴급체포되었습니다. 법원은 2024. 8. 7. 구속영장을 기각했고 피고인은 같은 날 19시 15분경 석방되었습니다. 피고인은 구속 전 피의자심문기일에서 '피해자에게 접근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고 경찰로부터도 여러 차례 경고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석방 직후인 그날 20시 52분경 피해자에게 전화해 사과한 것을 시작으로 8. 20.까지 67회 전화하거나 메시지를 보냈고, 경찰의 긴급응급조치(100미터 이내 접근 금지, 전기통신 접근 금지)가 법원 승인까지 받은 뒤에도 4회 이를 어겼습니다. 이 연락들은 스토킹범죄로 함께 처벌되었고, 법원은 양형에서 "최초 구속영장이 기각되는 등 자숙과 반성의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피해자를 원망했다는 점을 불리하게 보아 징역 4년 등을 선고했습니다. 항소심도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5노501 판결).

도망의 문제도 같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19노1504 판결의 피고인은 직장 동료를 준강간한 혐의로 현행범 체포되면서 인적사항을 거짓으로 진술했고, 석방된 뒤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체포영장으로 다시 체포되었으며, 다시 석방되어 불구속 재판을 받다가 판결선고기일에 계속 나오지 않아 구속영장으로 구속되었습니다. 항소심은 이런 "범행 후의 정황도 좋지 않다"고 하면서 원심(의정부지방법원 2019. 6. 20. 선고 2019고합42 판결)의 징역 3년을 유지했습니다. 영장 기각이나 석방은 다음 단계의 출석과 처신까지 약속받은 조건부 결과라는 점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구속적부심으로 풀려난 뒤 피해자에게 다시 다가가면

구속된 뒤에도 길은 있습니다. 구속된 피의자 본인은 물론 변호인,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 가족, 동거인, 고용주까지 관할법원에 구속의 적부심사를 청구할 수 있고(형사소송법 제214조의2 제1항), 법원은 청구서가 접수된 때부터 48시간 안에 피의자를 심문해 석방 여부를 결정합니다(같은 조 제4항). 법원은 피의자의 출석을 보증할 만한 보증금 납입을 조건으로 석방을 명할 수도 있지만,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거나 피해자 등에게 해를 가할 염려가 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으면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같은 조 제5항). 석방하면서 주거 제한이나 출석 의무, 그 밖의 적당한 조건을 붙일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6항).

적부심 석방의 대가가 무엇인지 보여 주는 판결이 있습니다. 창원지방법원 2018. 2. 8. 선고 2017고합115, 116(병합) 판결의 범죄사실에 따르면, 피고인은 동업 관계에 있던 피해자를 사무실에 가두고 망치로 때린 혐의로 2016. 12. 17. 구속되었다가 피해자와 합의해 2016. 12. 27. 구속적부심 인용결정으로 석방되었습니다. 그런데 석방되자 "자신이 구속되었던 것에 대한 보복으로" 피해자와의 성관계 사실을 피해자의 지인과 가족에게 알리고 협박했습니다. 항소심인 부산고등법원 2018. 5. 16. 선고 2018노52 판결은 처음 기소된 강간미수(당초 준강간미수로 기소되었다가 죄명이 바뀐 부분)에 대한 무죄 판단은 유지하면서도, "피고인은 특수상해 등 범행으로 구속되었다가 피해자와 합의하여 석방되었음에도 피해자에 대하여 앙심을 품고 명예훼손, 협박 등 범행을 다시 저질렀다"는 점을 첫 번째 불리한 정상으로 적었습니다. 그나마 당심에서 1,000만 원을 공탁하고 3개월 넘게 구금된 사정 등이 참작되어 징역 1년 6월의 실형이 집행유예로 바뀌었을 뿐입니다.

석방은 피해자와의 거리를 지키겠다는 약속을 전제로 이루어집니다. 그 약속을 어기면 다음 구속 판단과 본안 양형 모두에서 가장 무거운 사정이 됩니다. 적부심이나 보석으로 풀려난 날부터 피해자 쪽 연락은 오로지 변호인을 통해서만 한다는 원칙을 가족이 함께 지켜 주셔야 합니다.

합의는 하되 피해자를 직접 찾아가지 않는 방법

준강간 사건에서 피해자와의 합의는 양형에서 가장 큰 의미가 있습니다.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4고합83 판결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1,000만 원을 지급하고 합의해 처벌불원 의사를 받은 점과 동종 전과가 없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해 양형기준상 감경영역(징역 1년 6월에서 3년)을 적용하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문제는 합의를 '어떻게' 하느냐입니다.

대구고등법원 2021. 6. 3. 선고 2020노496 판결은 그 기준을 잘 보여 줍니다. 준강간 피해자는 원심 단계에서 피해자 국선변호사를 통해 합의금 1,000만 원을 받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합의서를 제출했는데, 항소심에 이르러 그 합의가 피고인의 여자 친구와 어머니 등의 강압으로 이루어졌다며 엄벌을 탄원했습니다. 법원은 피해자 국선변호사가 합의의 의미를 설명하고 피고인 측의 강요가 없었는지, 진의에 의한 합의인지를 여러 차례 확인한 뒤 합의서를 냈다는 점, 그리고 "피고인이 원심에서 집행유예를 받고 석방된 후 피해자를 찾아가거나 피해자에게 연락을 취한 적은 없고" 합의 이후 피고인 측이 2차 피해를 준 사정도 없다는 점을 들어 강압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원심(대구지방법원 2020. 10. 30. 선고 2020고합255 등 판결)의 징역 2년 6월, 집행유예 4년이 그대로 유지된 것입니다.

이 판결에서 합의를 지켜 낸 것은 금액이 아니라 절차였습니다. 피해자 측 대리인을 거쳤고, 합의 과정이 확인 가능하게 기록되었으며, 합의 뒤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다가가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가족이 피해자를 직접 만나 합의를 끌어내면 나중에 합의의 진정성이 다투어질 때 방어할 자료가 없습니다. 저는 영장 단계에서 피해자 측에 합의를 타진할 때에도 피해자 국선변호사나 피해자가 선임한 변호사를 통해서만 접촉하고, 피해자 측이 원하지 않으면 접촉 자체를 멈추며, 그 경과를 서면으로 남깁니다. 영장심사에서 "합의를 시도하고 있다"는 사정은 그것이 정해진 통로를 거쳤을 때에만 피의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합의가 되지 않는 경우에는 공탁을 검토합니다. 부산고등법원 2018노52 판결에서도 당심의 1,000만 원 공탁이 형을 낮춘 사정으로 적혔습니다. 다만 공탁은 피해자의 의사를 대신하지 못하므로, 피해자가 공탁금 수령을 거부하며 엄벌을 원하는 경우에는 그 효과가 제한된다는 점도 함께 설명드립니다.

영장실질심사에 내는 소명자료 — 주거·직업·가족, 그리고 접근금지 서약서

영장실질심사는 '죄가 있느냐'를 가리는 자리가 아니라 '지금 가두어야 하느냐'를 가리는 자리입니다. 그래서 소명자료도 형사소송법 제70조의 구속 사유에 하나씩 대응하도록 짭니다. 제가 준비하는 자료는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 주거 — 주민등록등본, 임대차계약서나 등기사항증명서, 함께 사는 가족의 확인서. 주거가 일정하다는 점은 제70조 제1항 제1호에 대한 직접적인 반박입니다.

  • 직업과 생활 기반 — 재직증명서, 사업자등록증, 급여 내역, 4대보험 가입 내역. 실형 위험을 감수하고 도망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 가족 관계 — 가족관계증명서, 부양 가족의 사정, 가족의 신원보증서와 출석 보증 확인서.

  • 증거 보전 상황 — 휴대전화가 이미 압수되었거나 임의제출되었다는 사실, 숙소·주점의 CCTV가 수사기관에 확보되었다는 사실. 피의자가 더 이상 손댈 수 있는 증거가 없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적습니다.

  • 피해자 접근금지 서약서 — 피해자와 그 가족, 사건 당일 동석자와 신고자에게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해 연락하지 않고, 합의는 변호인을 통해서만 진행하며, 피해자의 주거와 직장 주변에 가지 않겠다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씁니다. 연락처 삭제와 메신저 차단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붙이기도 합니다.

  • 수사 협조 의사 — 소환에 성실히 응해 온 경위, 향후 출석 일정에 따르겠다는 서약.

접근금지 서약서는 형식만 갖춘 종이 한 장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보석 조건을 정한 형사소송법 제98조 제4호가 피해자 등의 생명·신체·재산에 해를 가하지 않고 주거·직장 등 그 주변에 접근하지 않을 것을 조건으로 들고 있듯이, 법원이 실제로 걱정하는 것은 피해자와의 물리적·통신상 거리입니다. 부산고등법원 2023. 7. 19. 선고 2023노33 판결은 장애인준강간 등으로 2022. 8. 31. 체포되어 약 4개월간 구금되었다가 집행유예로 석방된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접근하거나 연락하지 말 것'이라는 특별준수사항을 지키기 위해 석방 직후 주소지를 다른 도시로 옮기고 살던 집까지 처분해 새 거주지를 마련한 사정을 유리하게 참작하면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영장 단계의 서약도 이처럼 실천 가능한 구체적 계획과 함께 낼 때 설득력이 생깁니다.

마지막으로 진술 방향입니다. 영장실질심사에서 혐의를 부인하는 것 자체가 구속 사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부인하면서 객관적 증거와 어긋나는 설명을 하거나 피해자를 비난하는 태도를 보이면 증거인멸과 피해자 위해 우려를 키울 수 있습니다. 부인할 사건이라면 무엇을 다투고 무엇을 다투지 않을지를 심문 전에 변호인과 정리해, 짧고 일관되게 말하는 편이 좋습니다.

체포 현장에서 넘긴 휴대전화, 증거능력 다툼은 따로 남습니다

체포 현장에서 경찰이 "휴대전화 좀 보자"고 할 때 많은 분들이 별생각 없이 잠금을 풀어 줍니다. 체포하는 사법경찰관은 필요한 때 영장 없이 체포현장에서 압수·수색·검증을 할 수 있지만(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2호), 그 압수가 어떤 근거로 이루어졌는지, 압수 뒤 전자정보를 어떤 절차로 탐색했는지는 나중에 증거능력을 가르는 쟁점이 됩니다.

광주고등법원 2024노434 판결이 그 예입니다. 검사는 피고인들이 현행범 체포 당시 휴대전화를 임의제출했으므로 영장 없는 압수가 적법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기록상 출동한 경찰관이 피고인들을 강간 등의 현행범인으로 체포하면서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영장 없이 휴대전화를 압수한 것이고, 임의제출서도 작성되지 않았으며 압수조서도 현행범 체포에 따른 압수로 작성되었다는 이유로 임의제출을 전제로 한 검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1심은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자정보와 이를 재촬영한 동영상·사진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고(사후영장에 명시된 사항을 지키지 않았고 임의제출로 볼 수도 없다는 이유), 항소심도 이 판단을 수긍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항소심은 1심(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24고합81 판결)의 유죄 부분(징역 3년 6월 등)을 파기하고, 특수준강간 대신 각 피고인의 준강간죄를 인정해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습니다.

이 쟁점은 영장 단계의 구속 여부와는 별개로 남아 본안에서 다툴 수 있는 문제입니다. 그래서 저는 영장 단계에서도 압수조서, 임의제출서 작성 여부, 전자정보 탐색에 참여할 권리를 고지받았는지 등을 먼저 확인합니다. 체포 직후 경찰이 휴대전화를 어떻게 가져갔는지는 피의자 본인만 기억하는 경우가 많으니, 접견 때 그 경위를 자세히 받아 적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구속되었다면 — 구속적부심, 보증금 납입조건부 석방, 기소 뒤 보석

영장이 발부되었다고 해서 재판이 끝날 때까지 구금이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수사 단계에서는 앞서 본 구속적부심을 청구할 수 있고, 적부심 결정에 대해서는 항고할 수 없으므로(형사소송법 제214조의2 제8항) 새로 낼 자료가 갖추어졌을 때 청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영장 발부 뒤 피해자와 합의가 이루어졌거나, 피해자 국선변호사를 통해 처벌불원서가 제출되었거나, 가족의 신원보증과 주거 이전 계획이 마련되었다면 사정변경으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창원지방법원 2017고합115 판결의 피고인도 피해자와 합의한 뒤 열흘 만에 적부심으로 석방되었습니다.

기소된 뒤에는 보석을 청구합니다. 다만 준강간은 장기 10년이 넘는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라서 법원이 반드시 보석을 허가해야 하는 필요적 보석에서 제외됩니다(형사소송법 제95조 제1호). 따라서 법원의 재량에 기대는 임의적 보석이 되고, 이때 법원은 서약서 제출, 보증금 약정, 주거 제한, 피해자 접근 금지, 출석보증서, 출국 금지 서약, 피해 회복을 위한 공탁 등 제98조의 조건 중 필요하고 상당한 것을 붙입니다. 대전고등법원 2017. 6. 28.자 2016코1 결정에 기록된 사건에서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강간등상해) 피의사실로 구속영장이 발부되어 기소된 피고인이 1심에서 강간등상해 부분은 판결 이유에서 무죄, 흉기를 휴대한 상해 부분은 유죄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뒤 항소심 계속 중 보석허가결정으로 석방되었습니다(1심 대전지방법원 공주지원 2015고합28, 항소심 대전고등법원 2015노618).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으면 접견 시간의 제약 때문에 변론 준비가 어려워지고, 합의도 가족이 대신 나서야 하는 경우가 많아 앞서 본 위험이 커집니다. 그래서 저는 구속된 사건일수록 합의와 보석을 같은 계획 안에서 설계합니다. 합의를 서두르다 피해자 측과 마찰이 생기면 보석 심사에서 피해자 위해 우려로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구속은 형의 예고가 아닙니다 — 구금일수와 형사보상

가족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구속이 곧 실형이라는 생각입니다. 구속된 사건에서 실형이 나오는 경우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구속 여부와 최종 형은 별개의 판단입니다. 부산고등법원 2023노33 판결의 피고인은 약 4개월간 구금된 뒤 집행유예를 받았고, 부산고등법원 2018노52 판결은 "피고인은 이 사건으로 3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구금되어 있었다"는 점을 형을 낮추는 사정으로 적었습니다. 구금 기간 중의 반성과 피해 회복 노력은 그대로 양형 자료가 됩니다.

반대로 구속되었다가 무죄가 나오면 국가에 구금에 대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판결 주문이 아니라 판결 이유에서만 무죄로 판단된 경우에도 무죄로 판단된 부분의 수사와 심리에 필요했던 미결구금은 보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6. 3. 11.자 2014모2521 결정). 다만 대법원 2017. 11. 28.자 2017모1990 결정은 미결구금 일수의 전부 또는 일부가 유죄 부분의 본형에 산입되는 것으로 확정되었다면 그 형이 실형이든 집행유예든 산입된 일수는 보상 대상이 아니라고 하면서, 강간등상해 부분이 판결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된 사건에서 보상을 인정한 대전고등법원 2016코1 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일부만 유죄가 되는 사건에서는 형사보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결국 가장 확실한 대응은 처음부터 불필요한 구금을 피하는 것이고, 그 승부는 체포 직후 48시간에 납니다.

가족이 체포 당일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체포 소식을 들은 가족이 당일 할 일은 많지 않습니다. 다만 순서가 중요합니다.

  1. 체포된 경찰서와 담당 수사관, 체포 시각을 확인합니다. 48시간의 기산점이 체포 시각입니다.

  2. 변호인을 선임해 접견을 신청합니다.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는 피의자와 독립하여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30조 제2항).

  3. 주민등록등본, 가족관계증명서, 재직증명서 등 소명자료를 모으고 가족의 신원보증서를 준비합니다.

  4. 피의자의 휴대전화가 압수되었는지, 집에 다른 기기가 있는지 확인하되, 어떤 기기에서도 대화나 사진을 지우지 않습니다.

  5. 피해자와 그 가족, 동석자, 업소 관계자에게 연락하지 않습니다. 사과도, 합의 제안도, 사정 설명도 모두 변호인을 거칩니다.

  6. 사건 당일 함께 있던 일행이 있다면, 그들과 진술을 맞추는 대화를 하지 않습니다. 그 대화 자체가 증거인멸 정황이 됩니다.

특히 마지막 항목은 가족이 선의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날 어떻게 된 건지 기억나는 대로 말해 달라"는 메시지가 수사기관에는 말맞추기로 읽힙니다. 동석자의 진술은 그 사람의 기억대로 수사기관에 전달되게 두는 것이 결국 피의자에게도 유리합니다.

여기서부터는 변호인이 필요합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준강간 혐의로 체포되어 구속영장 청구가 예상되는 사건 가운데 변호인 없이 진행해도 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법정형 하한이 징역 3년이고, 영장실질심사가 체포 뒤 이틀 안에 열리며, 그 짧은 시간 동안 한 행동이 본안 양형까지 따라가기 때문입니다. 판사가 직권으로 국선변호인을 선정해 주기는 하지만, 심문 직전에 기록을 처음 보는 경우가 많아 소명자료를 미리 갖추기는 어렵습니다.

다음에 해당하면 체포 당일 변호인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첫째, 체포 전후로 휴대전화의 대화나 사진을 지웠거나 피해자 휴대전화에 손을 댄 사정이 있는 경우입니다. 그 사실을 영장심사에서 어떻게 설명할지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둘째, 피의자 본인이나 가족, 일행이 이미 피해자나 신고자에게 연락한 경우입니다. 연락의 내용과 경위를 확인해 회유로 읽히지 않게 정리하고, 이후 접촉을 즉시 끊어야 합니다. 셋째, 혐의를 부인하는 경우입니다. 합의된 관계였다는 주장은 당일 메시지와 동선 같은 객관 자료와 맞아야 하고, 영장 단계의 진술이 재판까지 그대로 쓰입니다. 넷째, 두 사람 이상이 함께 있었던 사건입니다. 특수준강간으로 기소되면 법정형이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으로 올라가고, 공범들의 진술이 엇갈리면 서로가 서로의 증거가 됩니다. 다섯째, 이미 영장이 발부되어 적부심이나 보석을 준비해야 하는 경우입니다. 같은 구속영장에 대해 적부심을 다시 청구하면 심문 없이 기각될 수 있으므로(형사소송법 제214조의2 제3항 제1호) 한 번에 필요한 자료를 갖추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준강간으로 체포되면 구속영장은 거의 다 발부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구속은 형사소송법 제70조의 사유, 즉 주거 부정·증거인멸 염려·도망 염려가 있을 때에만 할 수 있고, 판사는 범죄의 중대성과 피해자 위해 우려까지 고려합니다. 이미 증거가 확보되어 있고 주거와 직업이 분명하며 피해자에게 접근할 위험이 없다는 점이 소명되면 기각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인천지방법원 2024고합1034 판결처럼 기각 뒤 약속을 어기면 사정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영장실질심사는 체포되고 며칠 뒤에 열리나요?

체포한 때부터 48시간 안에 영장이 청구되어야 하고, 체포된 피의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청구된 날의 다음 날까지 심문을 받습니다(형사소송법 제200조의2 제5항, 제201조의2 제1항). 보통 체포 다음 날이나 그다음 날 심문이 열리므로, 소명자료는 체포 당일부터 모아야 합니다.

피해자에게 사과 문자를 보내면 도움이 되지 않나요?

영장 단계에서는 도움보다 위험이 큽니다. 피해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보낸 사과는 압박이나 회유로 받아들여질 수 있고, 판사가 고려해야 하는 피해자 위해 우려의 근거가 됩니다. 사과와 합의 의사는 피해자 국선변호사나 피해자 측 변호사를 통해 전달하고, 그 경과를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대구고등법원 2020노496 판결이 보여 준 안전한 방법입니다.

카카오톡 대화를 이미 지웠는데 어떻게 하나요?

더 지우지 말고 변호인에게 바로 알리셔야 합니다. 지운 대화는 디지털포렌식으로 복구되는 경우가 있고, 삭제 사실은 증거인멸 염려나 유죄의 정황으로 쓰일 수 있습니다(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24고합81,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4고합83 판결). 언제 무엇을 왜 지웠는지 정리해 설명하는 편이 숨기는 것보다 낫습니다. 친구에게 대화를 지워 달라고 부탁하는 것은 증거인멸교사가 될 수 있습니다.

가족이 피해자를 만나 합의를 대신 해도 되나요?

권하지 않습니다. 가족이 직접 만나 합의하면 나중에 피해자가 강압을 주장할 때 반박할 자료가 없고,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고합173 판결처럼 금전이 오간 방식 자체가 회유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합의는 양쪽 대리인을 거쳐 합의서와 처벌불원서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영장실질심사에서 혐의를 부인하면 구속되나요?

부인한다는 이유만으로 구속 사유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다만 객관적 증거와 맞지 않는 설명을 하거나 피해자를 탓하는 태도를 보이면 증거인멸 염려와 피해자 위해 우려를 키울 수 있습니다. 다툴 부분과 인정할 부분을 변호인과 미리 정리해 짧고 일관되게 진술하는 것이 좋습니다.

구속적부심과 보석은 무엇이 다른가요?

구속적부심은 기소 전 수사 단계에서 구속이 적법하고 필요한지 다시 판단해 달라는 절차이고, 청구서가 접수된 때부터 48시간 안에 심문합니다(형사소송법 제214조의2 제4항). 보석은 기소된 뒤 피고인이 청구하는 절차입니다. 준강간은 필요적 보석의 예외에 해당해 법원 재량에 따른 보석이 되며, 피해자 접근 금지 같은 조건이 붙습니다(제95조 제1호, 제98조).

구속됐다가 무죄가 나오면 보상을 받을 수 있나요?

받을 수 있습니다. 무죄재판이 확정되면 미결구금에 대한 형사보상을 청구할 수 있고, 판결 이유에서만 무죄로 판단된 경우에도 그 부분에 필요했던 구금은 보상 대상입니다. 다만 대법원 2017모1990 결정처럼 구금일수가 유죄 부분의 형에 산입되었다면 그 일수는 보상 대상에서 빠집니다.

이 글에서 인용한 판결과 법령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8. 29. 선고 2024고합173 판결 — 준강간, 체포 뒤 일행을 통한 피해자·신고자 측 접촉과 금전 지급을 회유·증거인멸 시도로 보아 처벌불원에도 징역 1년 6월

  • 서울고등법원 2024. 12. 5. 선고 2024노2581 판결 — 위 사건 항소심,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 모두 기각

  •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5. 9. 25. 선고 2024고합83 판결 — 준강간·감금, 사건 직후 피해자 휴대전화에서 자신에 관한 정보를 삭제·차단한 정황, 1,000만 원 합의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24. 9. 26. 선고 2024고합81 판결 — 동영상 삭제 등 증거인멸 염려를 들어 현행범 체포의 필요성 인정(항소심에서 파기)

  • 광주고등법원 2025. 2. 20. 선고 2024노434 판결 — 체포현장 압수는 임의제출이 아니라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2호에 의한 압수, 특수준강간을 준강간으로 인정해 각 징역 2년 6월 집행유예 4년

  • 인천지방법원 2025. 1. 23. 선고 2024고합1034 판결 — 구속영장 기각 직후부터 피해자에게 67회 연락, 긴급응급조치 위반, 징역 4년 등

  • 서울고등법원 2025. 6. 17. 선고 2025노501 판결 — 위 사건 항소심, 쌍방 항소 기각

  • 서울고등법원 2019. 9. 17. 선고 2019노1504 판결 — 준강간, 현행범 체포 시 인적사항 허위 진술, 석방 뒤 소재 불명과 선고기일 불출석으로 구속, 원심 징역 3년 유지(원심 의정부지방법원 2019. 6. 20. 선고 2019고합42 판결)

  • 창원지방법원 2018. 2. 8. 선고 2017고합115, 116(병합) 판결 — 구속적부심 석방 뒤 보복 목적의 명예훼손·협박(항소심에서 파기)

  • 부산고등법원 2018. 5. 16. 선고 2018노52 판결 — 석방 뒤 피해자에 대한 재범을 불리한 정상으로, 공탁과 3개월 넘는 구금 등을 참작해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3년, 강간미수 무죄 유지

  • 부산고등법원 2023. 7. 19. 선고 2023노33 판결 — 장애인준강간 등, 약 4개월 구금 뒤 집행유예, 접근·연락 금지 특별준수사항 준수 노력 참작, 검사 항소 기각

  • 대구고등법원 2021. 6. 3. 선고 2020노496 판결 — 준강간, 피해자 국선변호사를 통한 합의의 진정성 인정, 석방 뒤 피해자 접촉 없음, 원심(대구지방법원 2020. 10. 30. 선고 2020고합255 등) 징역 2년 6월 집행유예 4년 유지

  • 대전고등법원 2017. 6. 28.자 2016코1 결정 — 강간등상해 피의사실로 구속영장 발부, 1심 이유무죄, 항소심 중 보석 석방 경위(1심 대전지방법원 공주지원 2015고합28, 항소심 대전고등법원 2015노618), 재항고심에서 파기환송

  • 대법원 2017. 11. 28.자 2017모1990 결정 — 본형에 산입된 미결구금 일수는 형사보상 대상이 아님

  • 대법원 2016. 3. 11.자 2014모2521 결정 — 판결 이유에서만 무죄로 판단된 경우에도 형사보상 청구 가능

  • 대법원 2026. 1. 15. 선고 2024도15728 판결 — 자기 사건 증거인멸은 불처벌,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행위가 방어권 남용이면 증거인멸교사(대법원 2016. 7. 29. 선고 2016도5596 판결 참조)

  • 법령 — 형사소송법 제30조, 제70조, 제95조, 제98조, 제200조의2, 제200조의4, 제201조, 제201조의2, 제202조, 제203조, 제205조, 제213조의2, 제214조의2, 제216조 / 공소청법 제2조 / 형법 제42조, 제155조, 제297조, 제299조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조 /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9 /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 제2조

법무법인 도모는 이 사건을 이렇게 진행합니다

첫 상담에서 확인하는 것

체포 소식을 들은 가족과의 첫 통화에서 저희가 가장 먼저 묻는 것은 체포 시각과 체포 방식입니다. 현행범 체포인지 긴급체포인지에 따라 48시간의 기산점과 이후 절차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어서 사건 당일 함께 있던 사람이 누구인지, 피의자의 휴대전화가 압수되었는지, 체포 전후로 누가 피해자나 신고자에게 연락했는지를 확인합니다. 이 세 가지를 모르면 영장심사에서 무엇을 소명해야 할지 정할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피의자가 혐의를 어디까지 인정하는지, 당일의 메시지와 동선 가운데 확인 가능한 자료가 무엇인지 정리합니다. 가족이 이미 피해자 측과 접촉했다면 그 내용과 시점을 빠짐없이 듣고, 더 이상의 접촉을 그 자리에서 멈추도록 말씀드립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대응 방식

김강희 변호사는 체포 당일 접견을 통해 피의자에게 직접 체포 경위와 휴대전화 압수 경위를 듣고, 영장실질심사 전까지 주거·직업·가족 관계에 관한 소명자료와 가족의 신원보증서, 피해자 접근금지 서약서를 갖춥니다. 서약서에는 피해자와 동석자, 신고자에게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해 연락하지 않는다는 내용과 함께 이를 실제로 지킬 수 있는 생활 계획을 담습니다. 합의가 필요한 사건이라면 피해자 국선변호사나 피해자 측 대리인을 통해서만 의사를 전달하고, 그 경과를 서면으로 남겨 영장심사와 이후 재판에서 합의 과정의 진정성을 증명할 수 있게 합니다. 영장이 발부되면 새로 확보한 사정을 모아 구속적부심이나 보석을 준비하고, 체포현장 압수와 전자정보 탐색 절차에 문제가 있었는지도 함께 검토합니다. 영장이 기각된 경우에도 석방 당일 피의자와 가족에게 지켜야 할 사항을 다시 설명해, 기각의 전제가 무너지지 않도록 관리합니다.

함께할 때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

준강간 사건의 영장 단계는 시간이 짧고, 그 짧은 시간에 한 행동이 재판 끝까지 따라옵니다. 실제 판결들을 보면 결과를 무겁게 만든 것은 범행 그 자체보다 체포 뒤에 피의자 쪽이 한 행동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처벌불원서를 받고도 회유로 읽혀 실형을 선고받은 사건이 있었고, 영장이 기각된 날 밤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반대로 변호인을 거쳐 합의하고 석방 뒤 피해자에게 다가가지 않은 피고인은 피해자가 나중에 합의를 번복하려 해도 그 합의를 지켜 낼 수 있었습니다. 법무법인 도모는 이 차이를 만드는 일, 즉 피의자와 가족이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막고 법원이 확인하고 싶어 하는 자료를 제때 갖추는 일을 체포 첫날부터 합니다. 결과를 약속할 수는 없지만, 같은 사실관계에서 불리한 사정을 더하지 않고 유리한 사정을 빠짐없이 법원에 전달하는 것은 변호인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가족이 준강간 혐의로 체포되었다는 연락을 받으면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하실 것입니다. 그 막막함 때문에 피해자에게 먼저 연락하거나 휴대전화를 정리하는 일이 생기고, 그것이 가장 되돌리기 어려운 실수가 됩니다. 체포 뒤 48시간은 소명자료를 모으고 해서는 안 될 행동을 멈추는 데 써야 합니다.

체포 시각, 체포된 경찰서, 사건 당일 함께 있던 사람, 휴대전화의 압수 여부만 알고 계셔도 첫 상담은 충분합니다. 영장실질심사 준비, 피해자 측과의 합의 절차, 구속적부심과 보석까지 사건의 흐름에 맞춰 함께 검토하겠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정확히 확인하고 싶으시다면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원·경기 남부에서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법무법인 도모는 수원 광교에 사무소를 둔 로펌입니다. 수원지방법원·수원지방검찰청과 가까운 광교중앙로에 자리하고 있으며, 수원·용인·화성·성남·오산·평택 등 경기 남부 전역의 성범죄 사건을 맡고 있습니다. 경기남부 성범죄대응센터를 운영하며 조사 동석부터 재판, 피해자 대리까지 담당합니다. 대표변호사를 포함한 8인의 변호사가 사건을 직접 담당합니다.

수원남부·수원중부·수원서부·용인·화성 등 경기 남부 경찰서에서 출석 요구를 받으셨거나 수원지방검찰청 사건으로 진행 중이시라면 초기 대응이 결과를 가릅니다. 자료를 정리해 오시면 첫 상담에서 사건의 방향과 다음 단계를 함께 짚어 드립니다. 수원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