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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범죄

부도 직전까지 외상으로 물품을 받아 거래처들에게 사기로 고소당했다면 — 발주 당시 자금 사정으로 유무죄가 갈린 판결

2026. 10. 26.

부도 뒤 거래처들에게 물품대금 사기로 고소된 대표는 발주 당시의 자금 사정, 거래 방식의 변화, 회생 신청 사실의 고지에서 결론이 갈립니다. 특경법 5억 기준과 합의·공탁까지 실제 판결로 대응 순서를 짚었습니다. 수원 광교 법무법인 도모.

목차

  1. 핵심만 먼저 정리하면
  2. 사기인지 아닌지는 '물건을 받은 그날'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3. 무죄가 나온 사건에는 '계속 거래의 연장선'이라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4. 유죄가 나온 사건은 무엇이 달랐나 — 숨긴 정보와 돌려막기
  5. 부도 직전의 '대량 발주'와 재고 이동은 어떻게 평가되나
  6. 검사가 편취 기간을 잘라 기소했다면 그 방식부터 다툽니다
  7. 회생·파산 신청 직전의 발주 — 신청 사실을 알리지 않으면 곧 기망일까
  8. 거래처들의 피해액은 합산하지 않습니다 — 특경법 5억 원의 기준
  9. 경찰 조사 전에 준비할 자료 — 발주 시점마다 '갚을 수 있었다'는 증명
  10. 합의·변제·공탁은 형을 어떻게 바꾸었나
  11. 부도 뒤에 하면 안 되는 대응
  12. 여기서부터는 변호인이 필요합니다
  13. 자주 묻는 질문
  14. 회사가 부도 나서 물품대금을 못 줬는데 사기죄가 되나요?
  15. 거래처 여러 곳 미수금을 합치면 5억이 넘는데 특경법이 적용되나요?
  16. 회생 신청한 사실을 거래처에 말하지 않고 물건을 받으면 사기인가요?
  17. 부도 직전에 평소보다 많이 발주했는데 문제가 되나요?
  18. 거래처가 우리 회사 사정이 어려운 걸 알고도 물건을 줬다면 어떻게 되나요?
  19. 물품대금 사기는 합의하면 처벌받지 않나요?
  20. 회사가 회생이나 파산을 하면 사기 고소 사건도 끝나나요?
  21. 물품대금 사기 공소시효는 몇 년인가요?
  22. 이 글에서 인용한 판결과 법령
  23. 법무법인 도모는 이 사건을 이렇게 진행합니다
  24. 첫 상담에서 확인하는 것
  25. 김강희 변호사의 대응 방식
  26. 함께할 때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
  27.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28. 수원·경기 남부에서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어음이 부도 나고 당좌거래가 정지된 지 몇 주 만에 거래처 서너 곳이 한꺼번에 고소장을 냈고, 경찰에서 출석요구서가 왔다는 대표님들의 상담이 꾸준히 이어집니다. 고소장에는 하나같이 "대금을 줄 능력이 없으면서 마지막까지 물건을 받아 갔다"고 적혀 있고, 거래처 미수금을 모두 더하면 수억 원이 넘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하 특경법)이 적용될 수 있다는 말까지 듣게 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부도 직전에 외상으로 물품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사기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물건을 받은 그 시점에 대금을 치를 의사와 능력이 있었는지를 보고, 그 판단은 회사의 회계 자료로 증명됩니다. 물품대금 사기란, 형법 제347조 제1항에 따라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 지급할 것처럼 거래처를 속여 물품을 공급받는 범죄를 말합니다. 이런 사건을 맡아 보면 결론이 갈리는 지점은 몇 곳으로 모입니다. 공소사실이 지목한 기간의 거래가 그 전의 정상 거래와 달랐는지, 그 기간에 대금을 얼마나 갚았는지, 받은 물건을 정상 영업에 썼는지, 거래처가 회사 사정을 알고 있었는지, 그리고 회생 신청이나 대출 거절 같은 결정적 사정을 숨겼는지입니다. 아래에서는 판단 기준과 법정형, 무죄와 유죄를 가른 사정, 부도 직전의 대량 발주, 검사가 편취 기간을 잘라 기소하는 방식의 문제, 회생·파산 신청 직전의 거래, 피해자별 이득액과 특경법 5억 원 기준, 경찰 조사 전에 준비할 자료, 합의·공탁의 효과까지 실제 판결을 근거로 차례로 짚어 보겠습니다.

핵심만 먼저 정리하면

  1. 부도가 났으면 사기인가요 — 아닙니다. 물품거래의 사기죄는 거래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납품 후 경제 사정이 바뀌어 대금을 못 주게 된 것은 사기가 아닙니다(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도5265 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19. 1. 24. 선고 2018고합248 판결에서 인용). 철근 6억 2,180만여 원 상당의 특경법 사기 사건은 편취 기간 중 미수금이 오히려 4억 원가량 줄었다는 이유로 무죄가 났고, 항소심도 유지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0. 4. 8. 선고 2019노453 판결).

  2. 무엇이 있으면 유죄가 되나요 — 신용 상태가 무너진 사실을 숨긴 채 대금 불능의 가능성을 알면서 물품을 받으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됩니다(대구지방법원 2018. 5. 4. 선고 2017고합531 판결). 어음 돌려막기, 세무조사와 면허취소 통지, 부도 직전 재고 반출이 겹친 주류 도매업자는 거래처 두 곳 부분에 특경법이 적용되었고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었습니다(대구지방법원 2015. 10. 16. 선고 2014고합694 판결, 대법원 2017. 4. 13. 선고 2016도12619 판결).

  3. 거래처 피해액을 모두 더해 5억이 넘으면 특경법인가요 — 원칙적으로 피해자별로 따집니다. 한 거래처 5억 200만여 원 부분만 특경법으로, 다른 거래처 2억 100만여 원 부분은 단순 사기로 기소된 사건이 있습니다(인천지방법원 2018. 10. 12. 선고 2018고합410 판결). 이득액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특경법 제3조 제1항 제2호).

사기인지 아닌지는 '물건을 받은 그날'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외상 거래의 사기죄를 따질 때 법원이 가장 먼저 세우는 원칙은 판단 시점입니다.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한 범행 전후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 과정 같은 객관적 사정을 종합해 판단하고, 물품거래에서는 거래 당시를 기준으로 대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 있는 것처럼 속였는지를 봅니다(대법원 2002도5265 판결, 대법원 2005. 11. 24. 선고 2005도7481 판결). 부도가 난 뒤에 돌아보면 모든 거래가 무리였던 것처럼 보이지만, 법원은 그 결과를 거꾸로 적용하지 않습니다.

두 번째 원칙은 경영자의 예견에 관한 것입니다. 사업체 경영자가 거래 당시 경영상 어려움을 겪어 채무를 이행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예견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는 것은 발생한 결과로 범죄 성립을 정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 대법원의 태도입니다. 채무불이행의 가능성을 인식했더라도 이를 피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믿었고 성실하게 계약을 이행하려 노력할 의사가 있었다면 편취의 고의를 단정할 수 없습니다(대법원 2001. 3. 27. 선고 2001도202 판결, 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5도1809 판결 — 의정부지방법원 2018고합248 판결에서 인용, 대법원 2018. 4. 24. 선고 2018도2464 판결 — 서울고등법원 2019노453 판결에서 인용).

반대 방향의 원칙도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계속적인 물품거래에서 신용 상태가 악화되어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의심스러운 상황에 처했는데도 이 사실을 숨긴 채 대금 지급이 불가능해질 가능성을 인식하면서 물품을 공급받으면 편취의 범의가 인정됩니다(대법원 1983. 5. 10. 선고 83도340 판결, 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5도741 판결, 대법원 2005. 5. 12. 선고 2004도5757 판결 — 대구지방법원 2017고합531 판결에서 인용). 결국 사건의 승부는 '어려웠는가'가 아니라 '어느 정도로 어려웠고, 그것을 숨겼는가'에서 납니다.

법정형도 확인해 두어야 합니다. 사기죄는 2025. 12. 23. 시행된 형법 개정으로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되었고, 그 전의 행위에는 행위 당시 규정인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됩니다. 피해자 한 사람에 대한 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이면 특경법 제3조가 적용되어 50억 원 미만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 원 이상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 되고, 이득액 이하의 벌금을 함께 물릴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2항). 공소시효는 사기죄와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의 특경법 사기가 모두 10년, 50억 원 이상은 15년입니다(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2호·제3호). 부도가 난 지 몇 년이 지났어도 고소가 들어올 수 있는 이유입니다.

무죄가 나온 사건에는 '계속 거래의 연장선'이라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무죄 판결들은 공소사실이 지목한 기간의 거래가 그 이전의 정상 거래와 다르지 않았다는 점을 숫자로 보여 주었습니다. 의정부지방법원 2018고합248 판결의 철근 도소매업체는 공급받은 날부터 60일 안에 대금을 주기로 한 외상 구조여서 미수금이 생길 수밖에 없었고, 거래 규모는 2014년 20억 원, 2015년 33억 원, 2016년 22억 원에 이르렀습니다. 공소사실은 30회에 걸친 6억 2,180만여 원의 철근을 편취했다는 것이었지만, 미수금은 편취 시작 시점 약 10억 원에서 부도 시점 약 6억 원으로 줄어 있었습니다. 법원은 받은 철근을 다른 용도로 빼돌리거나 그 기간에 외상 규모를 늘린 사정이 없고, 거래처가 회사의 어려운 재정 상황을 충분히 알면서 계속 공급했다는 점을 들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9노453 판결)에서 검사는 편취 시작 시점을 앞당기고 금액을 77회 17억 4,600만여 원으로 늘리는 공소장변경까지 했지만, 같은 기간 공급액보다 많은 19억 2,443만여 원을 갚았고, 본인과 처·딸이 연대보증하고 부동산을 담보로 내놓아 거래처가 4,621만여 원을 배당받았다는 사정이 드러나 항소가 기각되었습니다.

대구지방법원 2013. 4. 5. 선고 2012고합538 판결은 이 유형의 판단 틀을 가장 자세히 제시했습니다. 주류 도매업을 동업하던 두 피고인이 외국계 주류 제조회사로부터 28회에 걸쳐 8억 1,450만여 원의 주류를 공급받고 어음 부도를 낸 사건입니다. 법원은 금전 대차와 달리 물품거래는 물품의 유통으로 부가가치가 생기므로 자금 사정이 어려워 지급 능력이 불확실하다는 사정만으로 편취 범의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거래 태양이 종전과 같은지, 공급받은 물품의 처분처가 같은지, 물량의 변동이나 거래의 이상 행태가 있는지, 거래 계속 여부를 누가 주도했는지를 살펴, 지급 불능을 명확히 인식했는데도 이를 숨기고 기존 신뢰를 이용하거나 적극적으로 추가 공급을 요청하는 등의 가벌적 징표가 드러나야 편취 범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무죄는 항소심(대구고등법원 2013. 11. 21. 선고 2013노170 판결)을 거쳐 대법원에서 확정되었습니다(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3도15505 판결).

회사 규모와 채권이 변제 능력의 근거가 된 사건도 있습니다. 인천지방법원 2018고합410 판결의 수배전반 제조회사는 검찰이 지적한 대로 자산 약 38억 원에 부채가 약 85억 원이었고 2016년 7월부터 자기 어음으로 결제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102개 공사현장에서 약 57억 원의 공사잔여금 채권을 갖고 있었고 2017년 1월부터 9월까지 제품매출이 약 73억 원이었던 점, 받은 물품을 모두 제조에 썼던 점, 범행 기간에도 대금을 계속 지급했고 어음 할인과 공사대금으로 2억 3,093만여 원의 어음을 결제해 1차 부도를 막았던 점, 최종 부도 뒤에는 발주자가 거래처에 공사대금을 직접 지급하도록 동의서를 써 준 점을 들어 대표와 부사장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검사는 재무제표상 형식적으로만 자산이 부채를 넘었다고 항소했지만 기각되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19. 1. 31. 선고 2018노2931 판결).

작은 사업장의 사건도 같은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창원지방법원 2025. 4. 25. 선고 2024고단2887 판결은 1년 6개월 동안 275회에 걸쳐 1억 3,766만여 원의 골판지 상자를 받고 7,627만여 원을 갚지 못한 개인사업자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거래 기간 중 대출이나 카드 연체가 없었고 연체는 거래가 끝난 뒤부터 시작되었으며, 거래 중 들어온 가압류는 며칠 만에 해제되었고, 계좌에는 일정한 잔액과 활발한 입출금이 있었으며, 대금도 꾸준히 일부씩 갚았다는 사정이 근거였습니다. 공장 부지에 근저당이 여러 건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법원은 영업 자산의 담보가치로 운영비를 조달하는 것은 사업자에게 일반적인 일이라고 했습니다. 항소심(창원지방법원 2025. 11. 25. 선고 2025노1046 판결)은 피고인도 거래처로부터 상당한 매출채권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정을 더해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유죄가 나온 사건은 무엇이 달랐나 — 숨긴 정보와 돌려막기

유죄 판결에는 무죄 판결에서 볼 수 없던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회사의 재무가 '어려운 정도'를 넘어 구조적으로 무너져 있었다는 객관적 자료이고, 다른 하나는 그 사실을 거래처에 숨기거나 오히려 반대로 말한 정황입니다. 대구지방법원 2017고합531 판결이 대표적입니다. 아웃도어 의류를 수입해 홈쇼핑에 납품하던 대표는 2016년 4월부터 9월까지 5회에 걸쳐 7억 5,305만여 원의 원단을 받고 1억 원을 빌렸습니다. 당시 채무는 관세 미납금 약 12억 원, 다른 거래처 원단대금 약 7억 원, 은행 대출금 약 17억 6,000만 원 등 36억 6,000만 원에 이르렀고, 2015년과 2016년 영업손실은 합계 약 81억 원으로 직전 3년의 영업이익 합계 약 36억 원의 두 배를 넘었습니다. 유동비율과 당좌비율이 급속히 악화되었고, 빌린 1억 원도 다른 업체 어음 결제에 썼으며, 부동산을 팔아 어음을 막고도 양도소득세를 내지 못했습니다.

결정적이었던 것은 거래처에 한 말이었습니다. 거래처 대표는 원단을 공급할 때 사업이 어렵다거나 거액의 세금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고, 오히려 중국 시장 진출로 원단 물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했습니다. 피고인은 홈쇼핑 방송이 품질 문제로 무산되는 예상치 못한 일 때문에 부도가 났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회사 상무가 누적된 채무 때문이었다고 진술한 점, 마지막 원단을 받은 직후 개인회생을 신청한 점을 들어 받아들이지 않고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습니다. 사실오인 주장은 항소심에서도 배척되었습니다(대구고등법원 2018. 11. 21. 선고 2018노211 판결).

대구지방법원 2014고합694 판결은 검찰이 무엇을 증거로 쓰는지 잘 보여 줍니다. 수입주류 도매업체의 실제 운영자는 경쟁 심화로 판매이율이 20%에서 4%대로 떨어진 뒤 적자가 이어지자 뒤에 받은 제품을 판 돈으로 앞의 어음을 막는 방식으로 버텼습니다. 신용평가회사 보고서상 기업평가등급은 2011년 BBB+에서 2013년 말 기준 D등급으로 떨어졌고, 2014년 3월부터 세무조사를 받았으며, 5월 말에는 주류판매면허 취소와 8억 5,231만여 원의 벌금이 예상된다는 통지를 받았습니다. 미수금 19억 원 가운데 12억 원은 회수할 수 없는 채권이었고, 부도 전후 회사 자산은 차량과 지게차, 집기를 합쳐 약 2억 원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도 피고인은 공급업체 지점장들에게 과세 처분과 면허 취소는 근거가 없어 불복할 것이니 믿고 계속 공급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법원은 거래처 여섯 곳에 대한 편취를 모두 인정했습니다.

부도 직전의 '대량 발주'와 재고 이동은 어떻게 평가되나

고소장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주장은 "부도를 앞두고 일부러 물건을 많이 받아 갔다"는 것입니다. 이 주장은 거래 자료로 반박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구고등법원 2013노170 판결의 거래처는 외상 공급 한도를 월 1억 8,000만 원으로 정해 두었는데, 피고인 회사는 부도 엿새 전까지 단 8일 동안 1억 8,026만여 원의 주류를 받았습니다. 검사는 의도적인 몰아 받기라고 했지만, 거래처 직원이 상황에 따라 한도를 늘려 공급한 일이 여러 번 있었고 그때는 추석을 앞두고 소비가 늘 것으로 예상했다고 진술하자 법원은 이례적인 거래로 단정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피고인이 거래처의 요구에 따라 7,000만 원 상당의 채권을 사서 담보로 제공했고, 마지막 공급 이후에도 약속어음을 정상 결제했으며, 부도 당시 상당량의 주류가 창고에 남아 있었다는 점도 고려되었습니다.

인천지방법원 2019. 7. 5. 선고 2018노3825 판결은 비교의 기준을 다른 거래처로 넓혔습니다. 검사는 회생 신청 직전에 평소보다 많은 물품을 받아 회생 단계의 사업 기반 재산으로 쓰는 경우가 많고, 그 거래처와의 거래량이 직전 두 달 동안 급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항소심은 피고인이 그런 의도였다면 다른 업체들로부터의 매입량도 함께 늘었어야 하는데 그런 흔적이 없고, 거래량이 가장 많은 다른 매입처는 그달 거래량이 연중 가장 적었다는 점을 들어 무죄를 유지했습니다(원심 인천지방법원 2018. 10. 25. 선고 2018고단4130 판결). 특정 거래처의 물량만 보지 말고 같은 달 전체 매입처의 물량을 함께 보여 주는 것이 대량 발주 의혹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반박입니다.

반대로 재고를 움직인 흔적은 치명적이었습니다. 대구지방법원 2014고합694 판결에서는 부도 직전 피고인의 지시로 직원이 트럭을 동원해 2억 원이 넘는 주류 재고를 다른 창고로 옮긴 사실이 통화 녹음으로 드러났습니다. 피고인은 1층 창고에서 지하 창고로 옮겼을 뿐이라고 했지만, 법원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그렇게 할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공급받은 물품을 정상 판매처에 팔았는지, 헐값에 넘기거나 다른 법인으로 옮겼는지는 수사기관이 거래명세서와 출고 기록으로 가장 먼저 확인하는 부분입니다.

검사가 편취 기간을 잘라 기소했다면 그 방식부터 다툽니다

계속 거래 사건의 공소장은 흔히 고소 당시의 미수금 액수에 맞춰 편취 기간을 거꾸로 계산합니다. 그러나 이런 계산은 법원에서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의정부지방법원 2018고합248 판결의 검사와 피해자는 고소 당시 남은 채무액을 기준으로 마지막 거래일부터 그 금액에 이를 때까지 거래를 역산해 편취 시작일을 정했다고 밝혔는데, 법원은 이것이 채무불이행의 결과를 가지고 곧바로 사기죄를 인정하는 논리여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습니다.

수원지방법원 2022. 12. 16. 선고 2021노5549 판결은 이 문제를 더 정면으로 다루었습니다. 민물장어 양식·유통 법인을 운영하던 피고인은 2018년 7월 말 법인회생을 신청했는데, 공소사실은 전체 거래 기간 가운데 8월 1일부터 9월 12일까지만 떼어 내 그 기간 공급된 2억 956만 원 가운데 같은 기간 갚은 9,832만 원을 뺀 1억 1,124만 원을 편취액으로 잡았습니다. 1심(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1. 8. 12. 선고 2020고단754 판결)은 징역 1년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은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사기 성립은 물건을 받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데 사후에 갚은 금액만큼을 편취 대상에서 빼는 것은 논리적 오류이고, 회생 개시 뒤에 갚은 돈을 어느 기간의 대금에 먼저 충당할지는 민사상 변제충당의 문제일 뿐 사기죄와는 무관하다는 이유였습니다. 전체 기간으로 보면 4억 7,543만 원어치를 받아 4억 1,639만 원을 갚아 변제율이 87.5%에 이르렀다는 점도 판단의 근거가 되었고, 무죄는 대법원에서 확정되었습니다(대법원 2023. 4. 27. 선고 2023도767 판결).

실무적으로 보면, 공소장이나 고소장의 편취 기간이 어떻게 정해졌는지를 확인하는 일이 변론의 출발점입니다. 그 기간의 앞뒤 거래를 모두 펼쳐 놓고 공급액과 결제액, 미수금 잔액을 월별로 정리하면, 편취 기간이라는 구간이 사실은 정상 거래와 구별되지 않는다는 점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생·파산 신청 직전의 발주 — 신청 사실을 알리지 않으면 곧 기망일까

회생 신청 사실을 알리지 않고 물품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사기가 되지는 않습니다. 앞의 수원지방법원 2021노5549 판결은 거래처가 회생개시결정 사실을 알고 난 뒤에도 거래를 재개했으므로, 처음부터 회생 신청 사실을 알았다면 거래하지 않았을 것이 경험칙상 명백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1998. 4. 14. 선고 98도231 판결의 법리 참조). 특히 회생절차개시신청 전 20일 이내에 채무자가 계속적이고 정상적인 영업활동으로 공급받은 물건의 대금청구권은 공익채권이 되어(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79조 제1항 제8호의2) 회생절차에 의하지 않고 수시로, 회생채권보다 먼저 변제받을 수 있습니다. 같은 법원은 이 점과 실제로 회생 개시 뒤에도 상당액을 갚은 점을 들어 미고지만으로는 기망이라고 보기 부족하다고 했습니다. 인천지방법원 2018노3825 판결도 거래처의 채권이 공익채권으로 보호받을 여지가 있었고 회사가 회생계획 인가 뒤 조기 변제로 회생절차를 종결했다는 점을 무죄 근거로 들었습니다.

다만 같은 사건의 1심이 유죄였다는 점은 이 쟁점의 위험을 보여 줍니다. 1심은 거래처가 회생 신청 사실을 알았다면 납품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진술했고, 피고인이 회생법원에서 공익채권 변제 허가를 받은 금액이 8월분 실제 매입액 1억 8,346만 원보다 훨씬 적은 1,500만 원이었다는 점을 무겁게 보았습니다. 회생 신청 직전의 발주가 문제 되면 거래처가 무엇을 알았는지, 공익채권을 실제로 어떻게 처리했는지를 함께 증명해야 결론을 뒤집을 수 있습니다.

대출이나 보증이 거절된 사실을 숨겼다는 주장도 같은 방식으로 판단합니다. 서울고등법원 2016. 12. 9. 선고 2016노2657 판결의 건설 현장에 페인트를 쓰는 시공업체 대표는 주요 거래처의 회생 신청으로 자금이 막히자 페인트 공급사에 어음 만기 연장을 요청하며 신용보증기금 보증을 받아 대출금과 미수채권으로 갚겠다고 했고, 보증이 거절된 뒤에도 두 달 동안 5억 원이 넘는 페인트를 받고 회생을 신청했다는 이유로 기소되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공급사 직원도 자금 경색을 들어 알고 있었고 대출만 믿고 공급한 것이 아니라고 진술한 점, 대표가 대출이 확실하다고 말한 것은 아니고 보증 거절을 예상하기 어려웠으며 거절을 확정적으로 안 시점도 특정하기 어려운 점, 1·2월분 대금 1억 3,496만여 원을 실제로 갚은 점, 2014년 말 재무제표상 자산이 부채보다 36억 원가량 많았고 회생 당시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았던 점을 들어 원심의 무죄(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8. 12. 선고 2016고합233 판결)를 유지했습니다.

회생·파산 절차와 형사사건은 따로 움직입니다. 법인의 회생계획이 인가되면 회사는 회생채권에 관한 책임을 면하지만(같은 법 제251조), 회생계획은 대표 개인의 연대보증 책임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제250조 제2항 제1호) 형사책임도 그대로 남습니다. 대표 개인이 파산이나 개인회생으로 면책을 받더라도 고의로 가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는 면책되지 않으므로(제566조 제3호, 제625조 제2항 제4호), 사기가 인정되면 민사 책임도 끝까지 남는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대구지방법원 2017고합531 판결에서는 피고인의 회생계획에 따라 거래처가 일부를 변제받은 사정이 양형에서 유리하게 참작되었습니다.

거래처들의 피해액은 합산하지 않습니다 — 특경법 5억 원의 기준

거래처 여러 곳의 미수금을 모두 더하면 5억 원이 넘는다는 이유로 처음부터 특경법을 걱정하는 분이 많습니다. 그러나 특경법의 이득액은 원칙적으로 피해자별로 따지고, 여러 피해자에 대한 사기는 피해자마다 별개의 죄가 됩니다. 인천지방법원 2018고합410 판결에서 동 버스바를 공급한 거래처의 5억 232만여 원 부분은 특경법 위반으로, 수배전반 외함을 공급한 다른 거래처의 2억 120만여 원 부분은 단순 사기로 기소되었습니다. 대구지방법원 2014고합694 판결에서도 5억 원이 넘는 거래처 두 곳(5억 3,938만여 원, 8억 5,895만여 원)만 특경법이 적용되고, 나머지 네 곳은 각각 사기죄가 되었습니다. 의정부지방법원 2016. 7. 1. 선고 2016노733 판결은 다섯 곳 합계 2억 2,000여만 원이었고 모두 단순 사기였습니다.

한 거래처에 대한 계속 거래가 하나의 범의로 이어졌다고 보면 그 거래처에 대한 공급분은 포괄하여 한 죄가 되고 금액이 합산됩니다. 대구지방법원 2017고합531 판결은 다섯 차례 원단 공급분 7억 5,305만여 원을 포괄하여 특경법 위반 한 죄로 보았지만, 같은 거래처에서 빌린 1억 원은 별개의 사기로 처리했습니다. 반대로 피해자별 금액이 5억 원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양형기준의 유형은 동종 경합범의 편취 금액을 합산해 정하므로(대구고등법원 2018노211 판결), 합산 여부는 처벌 법조와 양형에서 다르게 작동한다는 점을 구별해야 합니다. 그래서 거래처마다 실제 미수금이 얼마인지, 반품과 현금 결제, 담보 회수분이 빠졌는지를 하나씩 확인하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대구지방법원 2014고합694 판결의 한 거래처 편취액도 총 공급액 9억 3,697만여 원에서 반품 회수액과 현금 결제액을 뺀 8억 5,895만여 원이었습니다.

특경법이 적용되면 부수 효과도 따라옵니다. 특경법 제3조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은 징역형 집행이 끝나거나 면제된 날부터 5년, 집행유예 기간이 끝난 날부터 2년 동안 금융회사, 국가·지방자치단체가 출자한 기관과 그 출연·보조를 받는 기관, 유죄판결된 범죄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체에 취업할 수 없고, 일정한 관허업의 허가도 제한됩니다(특경법 제14조 제1항·제2항). 같은 업종에서 재기하려는 대표에게는 형량만큼 무거운 제한입니다. 다만 특경법이 적용되어도 징역 3년을 선고하면 집행유예가 가능하므로(형법 제62조 제1항), 대구지방법원 2014고합694 판결의 1심은 편취 합계 약 15억 4,900만 원 사건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고, 이 1심 판결은 항소심을 거쳐 대법원에서 유지되었습니다.

경찰 조사 전에 준비할 자료 — 발주 시점마다 '갚을 수 있었다'는 증명

이 사건은 경찰 첫 조사에서 무엇을 내놓느냐에 따라 방향이 정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소인은 부도라는 결과를 들고 오지만, 피의자는 발주 당시의 자금 사정을 재구성해 보여 주어야 합니다. 무죄 판결들이 근거로 삼은 자료를 기준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거래처별 원장과 월별 미수금 추이 — 거래 시작부터 마지막 공급까지 공급액, 결제액, 미수금 잔액을 월별로 정리합니다. 편취 기간에 미수금이 줄었다면 그 자체로 강력한 반박이 됩니다(서울고등법원 2019노453 판결).

  2. 발주 시점별 자금수지표 — 각 발주 무렵의 예금 잔고, 받을 어음과 공사대금, 대출 약정과 상환 일정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그 시점에 결제 재원이 있었는지를 보여 줍니다. 무죄 판결은 계좌 잔액과 영업 입출금을, 유죄 판결은 턱없이 부족한 예금 잔고를 근거로 삼았습니다(창원지방법원 2024고단2887 판결, 대구지방법원 2014고합694 판결).

  3. 매출채권과 수주 잔고 — 공사현장별 잔여 공사대금, 거래처별 매출채권과 회수 전망을 정리합니다. 회수할 수 있는 채권과 이미 악성이 된 채권을 솔직하게 나누는 것이 신뢰를 얻는 길입니다(인천지방법원 2018고합410 판결).

  4. 은행 차입·보증 계획과 그 경과 — 대출 상담과 신청서, 거절 통지의 날짜를 확보합니다. 보증 거절을 언제 확정적으로 알았는지가 쟁점이 되기 때문입니다(서울고등법원 2016노2657 판결).

  5. 공급받은 물품의 사용처 — 출고 기록, 생산 일지, 판매처별 세금계산서로 물품을 정상 영업에 썼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재고를 옮겼다면 그 이유를 객관적으로 설명할 자료가 있어야 합니다.

  6. 변제 노력의 기록 — 연대보증, 담보 제공, 대물변제, 부도 뒤의 변제 내역을 모읍니다(서울고등법원 2019노453 판결, 대구고등법원 2013노170 판결).

조사에서 피해야 할 진술도 있습니다. 대구지방법원 2014고합694 판결의 피고인은 검찰에서 돌려막기를 했고 세무조사가 끝날 무렵 부도를 예견했다고 진술했는데, 법원은 이를 변제 의사나 능력이 사실상 없었다는 자백으로 보았습니다. 사실과 다른 변명도 문제지만, 자금 사정을 설명하려다 범의를 인정하는 말로 정리되지 않도록 조서의 표현을 끝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합의·변제·공탁은 형을 어떻게 바꾸었나

물품대금 사기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합의한다고 사건이 바로 끝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형을 정하는 데에는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대구지방법원 2017고합531 판결은 피해 대부분이 회복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역 2년 6월의 실형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하자 처벌불원을 특별감경인자로 보아 권고형을 징역 1년 6월에서 4년의 감경영역으로 옮기고,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편취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같은 형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대구고등법원 2018노211 판결).

합의가 어려운 경우에는 공탁이 대안이 됩니다. 의정부지방법원 2016노733 판결의 배관자재 도소매업체 대표는 2014년 들어 부채가 56억 원에 이르고 핵심 영업인력이 퇴사해 매출이 급감한 상황에서 다섯 거래처로부터 물품을 받았고, 1심(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16. 3. 11. 선고 2015고단2716 판결)에서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받았습니다. 항소심은 피해 회사들과 합의하지 못했지만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편취의 확정적 고의는 없어 보이며, 피해 회사들을 위해 2,000만 원을 공탁했고, 3개월 넘게 구금되었던 점을 들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으로 낮췄습니다. 지금은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어도 사건번호와 공소장 등에 기재된 명칭으로 피해자를 특정해 형사공탁을 할 수 있습니다(공탁법 제5조의2).

피해자가 여럿이면 합의의 순서도 중요합니다. 대구지방법원 2014고합694 판결의 피고인은 편취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세 거래처(합계 14억 4,566만여 원)와 합의해 처벌불원을 받았고, 다른 두 곳과는 민사 조정을 성립시켜 그중 한 곳은 미결제금 1억 1,798만여 원 가운데 8,955만여 원을 회수하게 했습니다. 1심은 15년 동안 성실하게 회사를 운영해 온 점과 함께 이를 유리한 정상으로 보아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금액이 큰 거래처부터, 특경법이 적용되는 거래처부터 합의를 설계하는 것이 형량에 직접 연결됩니다.

부도 뒤에 하면 안 되는 대응

부도 직후의 몇 주 동안 한 행동이 발주 당시의 범의를 거꾸로 증명하는 자료가 되기도 합니다. 판결들에서 불리하게 쓰인 행동은 다음과 같습니다.

  • 재고와 자산을 옮기는 것 — 부도 직전 재고를 다른 창고로 옮긴 사실이 편취 범의의 근거가 되었습니다(대구지방법원 2014고합694 판결). 담보권자나 거래처와 협의 없이 재고를 처분하지 마십시오.

  • 새 법인으로 영업을 옮기는 것 — 고의 부도를 준비하며 신설 회사로 재산을 빼돌렸다는 주장은 고소인이 가장 먼저 제기합니다. 서울고등법원 2019노453 판결에서는 신설 회사의 실제 운영자가 따로 있었다는 증언이 있어 배척되었지만, 근거가 남으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사실과 다른 전망을 말하는 것 — 물량 증가나 대출 확정처럼 사실과 다른 말을 한 것이 기망으로 평가되었습니다(대구지방법원 2017고합531 판결). 어려운 사정을 숨기기보다 설명한 기록이 남은 쪽이 무죄 근거를 얻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16노2657 판결).

  • 연락을 끊는 것 — 거래처와 연락을 끊으면 협의와 변제 노력의 기록이 사라지고, 고소인의 진술만 남습니다.

한편 어음의 부도 자체는 처벌 대상이 아니지만, 당좌수표가 예금 부족으로 지급되지 않으면 부정수표 단속법 제2조 제2항에 따라 별도로 처벌될 수 있고, 수표를 회수하거나 소지인이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같은 조 제4항). 수표를 발행해 두었다면 회수 대책을 사기 사건과 함께 세워야 합니다.

여기서부터는 변호인이 필요합니다

혼자 정리할 수 있는 사건부터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거래처가 한 곳이고 금액이 크지 않으며, 거래 기간 내내 대금을 갚아 왔다는 자료가 분명하고, 남은 미수금을 곧 갚을 수 있다면 고소인과 변제 일정을 협의하고 그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만으로 정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변호인이 결론을 크게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다음에 해당하면 경찰 조사 전에 변호인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첫째, 거래처가 여러 곳이고 그중 한 곳이라도 미수금이 5억 원에 가까운 경우입니다. 특경법 적용 여부가 법정형과 취업제한을 가르고, 거래처마다 금액 산정을 다시 해야 합니다. 둘째, 부도 직전 몇 달 동안 특정 거래처의 물량이 늘었거나 재고를 옮긴 사실이 있는 경우입니다. 전체 매입처의 물량과 재고 이동의 사정을 자료로 설명해야 합니다. 셋째, 회생이나 파산 신청 직전에 물품을 받았거나 대출·보증 거절 뒤에 발주한 경우입니다. 무엇을 언제 알았는지와 공익채권 처리가 쟁점이 됩니다. 넷째, 고소장의 편취 기간이 미수금 액수에 맞춰 역산되어 있는 경우입니다. 전체 거래를 월별로 재구성하면 공소사실의 틀 자체를 다툴 수 있습니다. 다섯째, 실제 경영자와 등기상 대표가 다르거나 직원이 발주를 맡아 공범 관계가 문제 되는 경우입니다. 인천지방법원 2018고합410 판결에서는 부사장도 함께 기소되었다가 무죄를 받았습니다. 여섯째, 피해 회복 재원이 부족해 합의와 공탁의 순서를 설계해야 하는 경우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회사가 부도 나서 물품대금을 못 줬는데 사기죄가 되나요?

부도만으로는 사기가 되지 않습니다. 물건을 받을 당시 대금을 치를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면, 그 뒤 사정이 바뀌어 갚지 못한 것은 민사상 채무불이행입니다(대법원 2002도5265 판결). 다만 그 무렵 이미 지급 불능을 인식하고 이를 숨겼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대구지방법원 2017고합531 판결).

거래처 여러 곳 미수금을 합치면 5억이 넘는데 특경법이 적용되나요?

원칙적으로 피해자별로 따지므로 한 거래처에 대한 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이어야 특경법이 적용됩니다. 실제로 5억 원이 넘는 거래처 부분만 특경법으로, 나머지는 단순 사기로 기소된 판결이 있습니다(인천지방법원 2018고합410 판결, 대구지방법원 2014고합694 판결). 다만 양형기준의 유형은 동종 경합범의 금액을 합산해 정할 수 있습니다.

회생 신청한 사실을 거래처에 말하지 않고 물건을 받으면 사기인가요?

그 사실만으로 곧바로 사기가 되지는 않습니다. 회생 신청 전 20일 이내에 정상 영업으로 받은 물건의 대금은 공익채권으로 우선 변제되고, 거래처가 회생 사실을 안 뒤에도 거래를 계속한 사건에서 무죄가 확정되었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1노5549 판결, 대법원 2023도767 판결). 그러나 같은 사건의 1심은 유죄였으므로, 공익채권을 실제로 어떻게 갚았는지가 함께 증명되어야 합니다.

부도 직전에 평소보다 많이 발주했는데 문제가 되나요?

그것만으로 단정되지는 않습니다. 거래처가 한도를 늘려 준 경위나 계절 수요 같은 사정이 있으면 이례적 거래로 보지 않았고(대구고등법원 2013노170 판결), 다른 매입처의 물량이 늘지 않았다는 점이 무죄 근거가 되었습니다(인천지방법원 2018노3825 판결). 반면 받은 물건을 빼돌리거나 옮긴 흔적이 있으면 불리합니다.

거래처가 우리 회사 사정이 어려운 걸 알고도 물건을 줬다면 어떻게 되나요?

유리한 사정입니다. 거래처가 재정 상황을 알면서 미수금을 줄여 가려고 거래를 계속했다는 점이 무죄 근거로 쓰였습니다(의정부지방법원 2018고합248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9노453 판결). 다만 대출 확정이나 물량 증가처럼 거래 여부를 좌우할 중요한 사항을 사실과 다르게 말했다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물품대금 사기는 합의하면 처벌받지 않나요?

사기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합의만으로 사건이 끝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처벌불원은 양형기준의 특별감경인자여서 1심 실형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바뀐 판결이 있습니다(대구고등법원 2018노211 판결). 합의가 어렵다면 형사공탁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의정부지방법원 2016노733 판결, 공탁법 제5조의2).

회사가 회생이나 파산을 하면 사기 고소 사건도 끝나나요?

끝나지 않습니다. 회생계획 인가로 회사의 회생채권 책임이 면제되더라도 대표 개인의 형사책임과 연대보증 책임은 남고(채무자회생법 제250조 제2항, 제251조), 개인 파산·개인회생에서도 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는 면책되지 않습니다(같은 법 제566조 제3호, 제625조 제2항 제4호).

물품대금 사기 공소시효는 몇 년인가요?

단순 사기와 이득액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의 특경법 사기는 10년, 50억 원 이상은 15년입니다(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계속 거래를 포괄하여 한 죄로 보면 마지막 공급 시점부터 계산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부도 뒤 몇 년이 지나도 고소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 인용한 판결과 법령

  • 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도5265 판결, 대법원 2005. 11. 24. 선고 2005도7481 판결 — 물품거래 사기는 거래 당시 기준, 납품 후 사정 변화로 인한 불능은 사기 아님(아래 하급심 판결에서 인용)

  • 대법원 2001. 3. 27. 선고 2001도202 판결, 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5도1809 판결, 대법원 2018. 4. 24. 선고 2018도2464 판결 — 경영자의 채무불이행 예견만으로 미필적 고의 단정 불가(아래 하급심 판결에서 인용)

  • 대법원 1983. 5. 10. 선고 83도340 판결, 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5도741 판결, 대법원 2005. 5. 12. 선고 2004도5757 판결 — 신용 악화를 숨기고 계속 공급받은 경우의 편취 범의(대구지방법원 2017고합531 판결에서 인용)

  • 대법원 1998. 4. 14. 선고 98도231 판결 — 고지했더라면 거래하지 않았을 것이 경험칙상 명백한 경우의 고지의무(수원지방법원 2021노5549 판결에서 인용)

  • 의정부지방법원 2019. 1. 24. 선고 2018고합248 판결,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2020. 4. 8. 선고 2019노453 판결(검사 항소기각) — 철근 외상 거래 특경법 사기 무죄, 편취 기간 역산 배척

  • 대구지방법원 2013. 4. 5. 선고 2012고합538 판결, 항소심 대구고등법원 2013. 11. 21. 선고 2013노170 판결, 상고심 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3도15505 판결(상고기각) — 계속적 물품거래의 가벌적 징표, 부도 직전 8일간 한도 초과 공급에도 무죄

  • 인천지방법원 2018. 10. 12. 선고 2018고합410, 2018고합489(병합) 판결,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2019. 1. 31. 선고 2018노2931 판결(검사 항소기각) — 공사잔여금 채권·매출 규모를 근거로 한 무죄, 피해자별 특경법·사기 구분

  • 창원지방법원 2025. 4. 25. 선고 2024고단2887 판결, 항소심 창원지방법원 2025. 11. 25. 선고 2025노1046 판결(검사 항소기각) — 골판지 외상 거래 무죄, 연체·가압류·계좌 내역 판단

  • 대구지방법원 2018. 5. 4. 선고 2017고합531 판결, 항소심 대구고등법원 2018. 11. 21. 선고 2018노211 판결 — 신용 악화 은폐 원단 편취 유죄, 1심 징역 2년 6월에서 합의로 집행유예 3년

  • 대구지방법원 2015. 10. 16. 선고 2014고합694, 2015고합112(병합) 판결(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항소심 대구고등법원 2016. 7. 21. 선고 2015노591 판결(제1심 유지), 상고심 대법원 2017. 4. 13. 선고 2016도12619 판결(상고기각) — 돌려막기·신용등급 하락·세무조사·재고 반출, 거래처 6곳 중 2곳 특경법

  •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16. 3. 11. 선고 2015고단2716 판결, 항소심 의정부지방법원 2016. 7. 1. 선고 2016노733 판결 — 배관자재 거래처 5곳 사기, 공탁 2,000만 원 등으로 집행유예

  • 인천지방법원 2018. 10. 25. 선고 2018고단4130 판결, 항소심 인천지방법원 2019. 7. 5. 선고 2018노3825 판결(검사 항소기각) — 회생 신청 직전 공급분 무죄, 다른 매입처 물량 비교와 공익채권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8. 12. 선고 2016고합233 판결,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2016. 12. 9. 선고 2016노2657 판결(검사 항소기각) — 보증 거절 뒤 5억 원 넘는 페인트 공급분 특경법 사기 무죄

  •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1. 8. 12. 선고 2020고단754 판결(징역 1년), 항소심 수원지방법원 2022. 12. 16. 선고 2021노5549 판결(원심 파기, 무죄), 상고심 대법원 2023. 4. 27. 선고 2023도767 판결(상고기각) — 회생 신청 미고지와 공익채권, 편취 기간 발췌·변제액 공제의 오류

  • 법령 — 형법 제62조, 제347조 /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4조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79조, 제250조, 제251조, 제566조, 제625조 / 공탁법 제5조의2 / 부정수표 단속법 제2조 / 형사소송법 제249조 (2026. 10. 26.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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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 뒤의 거래처 사기 사건은 고소인이 여럿이고, 거래처마다 거래 방식과 미수금 구조가 다르며, 회생·파산 절차와 민사 소송이 함께 움직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첫 상담에서 거래처별 거래 전체를 한 장의 표로 만드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첫 상담에서 확인하는 것

먼저 고소한 거래처 명단과 거래처별 거래 시작 시점, 결제 방식(현금·자기 어음·타수 어음), 고소장에 적힌 편취 기간과 금액을 정리합니다. 이어서 그 편취 기간이 어떻게 정해졌는지, 미수금 액수에 맞춰 역산된 것은 아닌지를 확인하고, 반품과 현금 결제, 담보 회수분이 빠졌는지 따져 거래처마다 실제 이득액을 다시 계산해 특경법 5억 원 기준에 걸리는지 판단합니다. 회사의 재무제표와 통장 내역, 어음 발행·결제 내역, 대출 상담과 보증 신청 기록, 회생·파산 신청서와 관리인 보고서가 있는지 묻고, 공급받은 물품을 어디에 썼는지와 부도 전후 재고가 어떻게 처리되었는지도 확인합니다. 마지막으로 실제 경영자와 발주 담당자가 누구였는지, 거래처와 주고받은 문자와 녹음에서 회사 사정을 어떻게 설명했는지를 점검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대응 방식

김강희 변호사는 사건을 세 갈래로 나눠 진행합니다. 첫째는 범의를 다투는 자료의 재구성입니다. 거래처별 월별 공급액·결제액·미수금 추이와 발주 시점별 자금수지표를 만들어, 편취 기간이라는 구간이 그 전의 정상 거래와 다르지 않았고 그때마다 결제 재원이 있었다는 점을 의견서로 제출합니다. 대량 발주 의혹에는 같은 달 전체 매입처의 물량 자료로, 회생 신청 직전 거래에는 공익채권 처리 내역으로 답합니다. 둘째는 법리 다툼입니다. 피해자별 이득액 산정, 포괄일죄의 범위, 편취액에서 사후 변제를 빼는 공소장의 오류를 짚어 특경법 적용을 다투고, 공범으로 함께 고소된 임직원의 역할을 구분합니다. 셋째는 피해 회복의 설계입니다. 금액이 크고 특경법이 걸리는 거래처부터 합의 순서를 정하고, 합의가 어려운 거래처에는 형사공탁을 검토하며, 회생계획이나 민사 조정과 형사 합의가 서로 어긋나지 않도록 일정을 맞춥니다.

함께할 때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

앞에서 본 판결들은 모두 부도 직전의 외상 거래였지만 무죄, 집행유예, 실형으로 결론이 갈렸습니다. 그 차이는 대부분 회사가 이미 갖고 있던 자료를 어떻게 정리해 언제 내놓았느냐에서 생겼습니다. 미수금이 줄어든 원장, 다른 매입처의 물량표, 공익채권 변제 내역은 무죄의 근거가 되었고, 돌려막기를 인정한 진술과 설명되지 않은 재고 이동은 유죄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합의와 공탁도 1심에서 하느냐 항소심에서 하느냐, 어느 거래처부터 하느냐에 따라 효과가 달랐습니다. 법무법인 도모는 경찰 첫 조사 전의 자료 정리부터 거래처별 합의, 회생·민사 절차와의 조율까지 한 흐름으로 관리하며, 다툴 부분과 정리할 부분을 처음에 구분해 말씀드립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회사를 지키려고 마지막까지 버텼는데 거래처들로부터 사기꾼이라는 말을 듣게 되면 억울함과 막막함이 함께 밀려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은 부도라는 결과만으로 결론이 정해지지 않습니다. 물건을 받던 그때 회사에 어떤 돈이 있었고 무엇을 믿었는지, 거래처에 무엇을 말했는지가 결과를 가릅니다.

거래처별 원장과 거래명세서, 통장 내역과 어음 결제 내역, 대출 신청 기록, 회생·파산 관련 서류, 거래처와 주고받은 메시지를 모아 두시기 바랍니다. 출석요구서를 받으셨다면 첫 조사 전에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십시오. 자료를 확인한 뒤 다툴 부분과 합의로 정리할 부분을 함께 검토해 드리겠습니다.

수원·경기 남부에서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법무법인 도모는 수원 광교에 사무소를 둔 로펌입니다. 수원지방법원·수원지방검찰청과 가까운 광교중앙로에 자리하고 있으며, 수원·용인·화성·성남·오산·평택 등 경기 남부 전역의 횡령·배임·사기·보이스피싱 등 경제범죄 사건을 맡고 있습니다. 수원 경제범죄센터(경제범죄연구소)를 운영하며 수사 초기 대응부터 재판, 피해 회수까지 한 팀이 맡습니다. 대표변호사를 포함한 8인의 변호사가 사건을 직접 담당합니다.

수원남부·수원중부·수원서부·용인·화성 등 경기 남부 경찰서에서 출석 요구를 받으셨거나 수원지방검찰청 사건으로 진행 중이시라면 초기 대응이 결과를 가릅니다. 자료를 정리해 오시면 첫 상담에서 사건의 방향과 다음 단계를 함께 짚어 드립니다. 수원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