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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 상속

부모 생전 통장을 관리하던 형제가 수억 원을 빼 썼다면 — 부당이득으로 돌려받은 판결과 증여 항변이 통한 판결

2026. 10. 26.

부모 통장을 관리하던 형제가 생전에 수억 원을 빼 썼다면 상속인은 자기 상속분만큼 부당이득·손해배상으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누가 무엇을 증명하는지, 증여·사용처 항변, 시효와 고소까지 실제 판결로 짚었습니다. 수원 광교 법무법인 도모.

목차

  1. 핵심만 먼저 정리하면
  2. 먼저 가를 것은 부모님이 보낸 돈인지, 형제가 찾아 간 돈인지입니다
  3. 부당이득·불법행위·위임 — 청구의 이름은 하나만 고르지 않습니다
  4. 증여 항변이 받아들여진 판결 — 형제가 이기는 사건의 공통점
  5. 반환이 인정된 판결 — 증여 항변을 깨는 사실들
  6. 사용처 항변 — 병원비·생활비는 빠지지만 간병의 대가는 빠지지 않습니다
  7. 위임받아 관리했다는 항변 — 위임은 반환 의무의 출발점입니다
  8. 상속분대로 당연히 나뉩니다 — 각 상속인은 자기 몫만 청구합니다
  9. 상속재산분할심판으로 가야 하나, 민사소송으로 가야 하나
  10. 증거는 법원을 통해 모읍니다 —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과 사실조회
  11. 소멸시효 — 부당이득 10년, 불법행위 3년과 10년
  12. 형사 고소를 함께 할 때 — 횡령죄와 친족상도례 개정
  13. 예비적 청구로 유류분을 붙이는 이유
  14. 판결 뒤 돈을 받아 내는 순서 — 가압류와 집행
  15. 이 경우는 선임 실익이 없습니다
  16. 상속인과 형제가 피해야 할 대응
  17. 자주 묻는 질문
  18. 돌아가시기 전에 형이 빼 간 돈도 돌려받을 수 있나요
  19. 형이 어머니가 주신 돈이라고 하면 증여를 누가 증명하나요
  20. 형제 중 저 혼자만 소송을 낼 수 있나요
  21. 병원비와 생활비로 다 썼다는 형의 주장은 어떻게 판단하나요
  22. 부모님을 모신 대가로 일부는 가져도 되는 것 아닌가요
  23. 상속재산분할심판을 먼저 해야 반환을 청구할 수 있나요
  24. 10년 전에 빼 간 돈도 청구할 수 있나요
  25. 형을 횡령으로 고소하면 형제라서 처벌이 안 되나요
  26. 이 글에서 인용한 판결과 법령
  27. 법무법인 도모는 이 사건을 이렇게 진행합니다
  28. 첫 상담에서 확인하는 것
  29. 김강희 변호사의 대응 방식
  30. 함께할 때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
  31.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32. 수원·경기 남부에서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은행에서 거래내역을 떼어 보니, 몇 년 동안 어머니 통장을 관리하던 형이 수억 원을 자기 계좌로 옮기거나 현금으로 찾아 간 기록이 줄줄이 나왔다는 상담을 자주 받습니다. 형은 어머니가 주신 돈이라거나 병원비와 생활비로 다 썼다고 하고, 나머지 형제들은 그 돈이 어디로 갔는지조차 모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부모님이 동의하지 않은 인출이었다면 그 돈은 부모님이 형에게 가지고 있던 부당이득반환채권이나 손해배상채권이 되고, 이 채권은 부모님 사망과 동시에 상속인들에게 법정상속분대로 나뉘어 각자 자기 몫을 직접 청구할 수 있습니다.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란, 민법 제741조에 따라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으로 이익을 얻고 그로 인해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사람에게 그 이익의 반환을 구하는 권리를 말합니다. 실무에서 결론이 갈리는 지점은 다섯입니다. 부모님이 스스로 돈을 보낸 것인지 형이 찾아 간 것인지, 그때 부모님에게 판단능력이 있었는지, 형의 증여 주장과 사용처 주장을 무엇으로 깨는지, 청구를 민사법원에 낼지 상속재산분할심판으로 가져갈지, 그리고 판결을 받은 뒤 형의 재산에서 실제로 돈을 받아 낼 수 있는지입니다. 아래에서는 증명책임의 구조, 증여·위임·사용처 항변, 상속분 계산, 소멸시효, 형사 고소와 친족상도례, 가압류와 집행까지 실제 판결을 근거로 차례로 짚어 보겠습니다.

핵심만 먼저 정리하면

  1. 형제가 빼 쓴 부모님 돈, 누가 청구할 수 있나요 — 상속인 각자가 자기 상속분만큼 청구합니다. 서울고등법원 2016. 3. 31. 선고 2015나2034541 판결은 예금채권 등 가분채권은 상속개시와 동시에 공동상속인들에게 상속분대로 분할 승계된다고 보고, 횡령액 9억 9,112만 원 중 원고들의 상속지분 1/16에 해당하는 각 6,194만 5,000원의 배상을 명했습니다(민법 제1007조).

  2. 형이 증여받았다고 하면 누가 증명해야 하나요 — 대법원 2018. 1. 24. 선고 2017다37324 판결은 자기 의사로 준 돈을 돌려 달라는 급부부당이득에서는 반환을 구하는 쪽이, 남의 재산을 침해해 얻은 침해부당이득에서는 상대방이 정당한 권원을 증명하도록 나누었습니다. 이 구분이 실제 사건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는 판결마다 다릅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2024. 11. 14. 선고 2020가합35892 판결은 뇌졸중으로 의사능력을 잃은 망인의 계좌를 관리한 자녀의 인출을 침해부당이득으로 보고 그 자녀에게 증명책임을 지워 형제들에게 각 4억 5,335만여 원을 돌려주라고 했지만(항소기각),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5. 8. 22. 선고 2024가단83400 판결은 판단능력이 있던 어머니가 통장과 인감을 맡긴 사건에서 아들이 직접 찾아 간 현금에 대해서도 원고들에게 증명책임을 지웠습니다.

  3. 증여 항변이 통하는 경우는 언제인가요 — 부모님이 직접 돈을 보냈고, 그 자녀와 함께 살며 부양을 받았으며, 판단능력도 있었던 경우입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2025. 5. 15. 선고 2024가단223485 판결은 동거하던 자녀에게 송금된 3억 2,000만 원을 증여로 볼 여지가 있다며 반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사망 뒤 인출분만 다툰 항소심(같은 법원 2026. 9. 4. 선고 2025나1380 판결)도 같은 전제에서 원고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먼저 가를 것은 부모님이 보낸 돈인지, 형제가 찾아 간 돈인지입니다

같은 수억 원이라도 돈이 움직인 방식에 따라 소송의 무게중심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대법원 2017다37324 판결은 자기 의사로 돈을 준 사람이 법률상 원인이 없다며 돌려 달라고 하는 급부부당이득에서는 반환을 구하는 사람이 원인 없음을 증명해야 하고, 타인의 재산을 침해해 이익을 얻은 침해부당이득에서는 상대방이 그 이익을 보유할 정당한 권원을 증명해야 한다고 정리했습니다. 상속인들은 부모님의 지위를 이어받아 청구하므로, 부모님이 직접 송금했다면 상속인이 그 송금에 원인이 없었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형이 부모님 통장과 도장으로 돈을 찾아 간 경우가 문제인데, 부모님이 그때 판단능력을 잃은 상태였다면 법원은 이를 침해부당이득으로 보고 형에게 증여나 위임 같은 권원을 증명하게 했습니다. 반면 판단능력이 있던 부모님이 스스로 통장과 인감을 맡겨 둔 사건에서는, 형이 직접 인출했더라도 법률상 원인이 없다는 점을 상속인이 증명해야 한다고 본 판결이 있습니다(뒤에서 볼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4가단83400 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0가합35892 판결이 이 구분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 줍니다. 망인은 2010. 8. 13. 뇌졸중으로 쓰러져 전실어증 상태가 되었고, 그때부터 2019년 사망할 때까지 간병하던 자녀가 망인 명의 계좌를 새로 만들고 입출금을 도맡았습니다. 법원은 진료기록 감정촉탁 결과를 근거로 망인이 쓰러진 뒤 계좌를 관리하거나 재산 처분을 위임할 의사능력이 없었다고 보았고, 그렇다면 자녀의 인출은 침해부당이득이므로 자녀가 정당한 권원을 증명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인출액 39억 7,794만여 원에서 망인을 위해 지출된 12억 4,978만여 원, 자녀 부부가 입금한 3억 1,190만 원, 망인 계좌 사이에서 옮겨진 6억 284만여 원을 뺀 18억 1,341만여 원을 부당이득으로 보고, 나머지 자녀 세 사람에게 각 4억 5,335만여 원을 반환하라고 했습니다.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2025. 10. 17. 선고 2024나2063886 판결도 결론을 유지했습니다. 자녀는 망인이 퇴원 기록에서 의식이 명료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직접 인감증명서를 떼었으며, 손자 결혼식에 참석해 가족과 대화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인감증명서 발급은 간단한 의사표시만으로도 가능하고 감정의가 동의서 수준의 이해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본 이상 의사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항소심 계산으로는 오히려 각 4억 5,432만여 원이 나왔지만, 자녀만 항소했기 때문에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에 따라 항소를 기각하는 데 그쳤습니다.

반대로 부모님이 정신이 또렷한 상태에서 직접 돈을 보낸 사건에서는 상속인들이 고전합니다. 실무에서 저는 첫 상담 때 거래내역의 적요를 하나하나 짚으며 창구 출금인지, 인터넷뱅킹 이체인지, 자동이체인지부터 구분하고, 그 시기의 진료기록과 장기요양 등급 판정서를 함께 봅니다. 이 두 가지가 맞물리면 증명책임이 어느 쪽에 있는지가 거의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부당이득·불법행위·위임 — 청구의 이름은 하나만 고르지 않습니다

형제가 부모님 돈을 빼 쓴 사건은 부당이득반환, 불법행위(횡령) 손해배상, 위임사무 처리 후 반환이라는 세 가지 틀로 청구할 수 있고, 실무에서는 이를 선택적으로 함께 적는 것이 안전합니다. 세 청구는 증명할 사항과 소멸시효, 지연손해금의 기산점이 각각 다르기 때문입니다.

불법행위로 구성하면 원고가 형의 고의와 위법한 가해행위를 증명해야 합니다.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2026. 2. 26. 선고 2025가단10996 판결은 고의·과실에 기한 가해행위와 인과관계의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람에게 있다는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다92272 판결을 인용하면서, 예금 횡령을 내용으로 하는 불법행위에서도 망인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의사에 반해 돈을 무단으로 썼다는 점이 증명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위임으로 구성하면 형이 수임인으로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돈을 관리하고, 처리 상황을 보고하며, 받은 돈을 넘겨줄 의무를 졌다는 점에서 출발합니다(민법 제681조, 제683조, 제684조). 수임인이 위임인을 위해 쓸 돈을 자기를 위해 소비했다면 소비한 날 이후의 이자와 손해를 배상해야 합니다(민법 제685조). 광주고등법원(전주) 2020. 11. 26. 선고 2019나13426 판결은 부모님 돈이 아니라 형제가 맡긴 돈에 관한 사건이지만 구조가 같습니다. 원고는 12년 동안 자기 소득 3억 4,676만여 원을 누나에게 보내 어머니와 동생들 생활비, 어머니 의료비로 쓰고 나머지를 보관해 달라고 했는데, 누나는 그 돈을 자기 돈과 섞어 쓰고 내역도 정리하지 않은 채 주택과 자동차 구입, 채무 변제에 썼습니다. 법원은 위임계약상 선관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하고 적법하게 쓴 것으로 인정되는 금액을 뺀 2억 4,668만여 원을 손해로 본 뒤, 누나가 실제로 가족을 돌본 사정과 원고가 12년간 정산을 요구하지 않은 사정을 들어 책임을 70퍼센트로 제한해 1억 7,267만여 원을 인정했습니다.

증여 항변이 받아들여진 판결 — 형제가 이기는 사건의 공통점

증여 항변이 통한 판결들에는 부모님의 판단능력, 동거와 부양, 부모님이 이의하지 않은 기간이라는 세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이 세 가지가 갖춰진 사건이라면 상속인 쪽은 청구 구성을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2024가단223485 판결에서 망인은 2021. 6. 15. 자기 계좌에서 자녀 한 사람의 계좌로 3억 2,000만 원을 보냈고, 1년 뒤 사망했습니다. 그 자녀는 송금받은 뒤 망인 명의 계좌를 새로 만들어 2억 7,330만 원을 넣고 그 돈으로 병원비, 간병비, 생활비, 장례비를 지출했습니다. 법원은 부양에 대한 기여를 고려해 증여받았다고 볼 여지가 있고, 원고의 증거만으로는 망인의 의사에 반해 송금받았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3억 2,000만 원 부분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사망 뒤 새 계좌에서 인출된 돈 부분만 다툰 항소심 2025나1380 판결은 망인이 송금 며칠 전부터 그 자녀와 함께 살았던 점, 증여세 공제한도를 의식해 일부만 다시 입금했다는 자녀의 설명을 배척하기 어렵다는 점까지 들어, 새 계좌의 돈을 망인에게 돌려준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5. 8. 22. 선고 2024가단83400 판결은 더 극적입니다. 장애로 휠체어를 타는 아들이 어머니와 동거하며 통장과 인감을 맡아 관리했는데, 어머니 계좌에서 5억 5,000만 원이 아들에게 이체된 며칠 뒤부터 79회에 걸쳐 매일 600만 원씩 합계 4억 7,045만 원이 현금으로 인출되었습니다. 아들은 사망 직후 형제에게 어머니 지시로 찾아 어머니가 썼다고 문자를 보냈다가 소송에서는 증여받았다고 말을 바꾸었고, 현금 부분에는 증여세도 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법원은 89세의 어머니가 대화와 거동에 문제가 없었고, 언제든 잔액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다른 자녀들에게 상속 분쟁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약속까지 받아 둘 만큼 상속에서 배제하려는 뜻이 분명했다며 부당이득과 불법행위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원고들은 아들이 대리권과 허락을 증명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그것이 법률상 원인 없음과 위법행위의 세부 내용일 뿐 증명책임은 원고에게 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예비적 유류분 청구에서 아들이 받은 8억 7,045만 원을 증여로 보아 원고들에게 각 3,104만 5,000원을 인정했습니다.

서울동부지방법원 2021. 1. 13. 선고 2020나21239 판결도 같은 흐름입니다. 장녀가 아버지 사망 무렵부터 5년 6개월 동안 어머니를 부양하며 계좌를 관리했고, 1억 5,255만여 원을 자기 계좌로 옮기거나 현금으로 찾았습니다. 법원은 어머니가 관리 당시 치매 증상은 있었어도 의사무능력 상태는 아니었고, 이의를 제기한 자료가 없으며, 다른 형제들도 관리에 동의하고 오히려 원고가 담보대출 명의를 빌려주고 통장까지 건넸던 점을 들어, 남는 재산을 장녀에게 주려는 어머니의 포괄적 의사가 있었다고 추단했습니다. 결국 부당이득 청구는 기각되고 유류분으로 841만여 원만 인정되었습니다.

반환이 인정된 판결 — 증여 항변을 깨는 사실들

반대로 반환이 인정된 판결에서는 부모님이 판단능력을 잃었거나, 돈이 부모님 생활과 무관한 곳으로 흘러갔거나, 부모님 스스로 살 집의 보증금처럼 증여로 보기 어려운 재산이 문제 되었습니다. 상속인 쪽은 이 세 갈래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찾아야 합니다.

서울고등법원 2018. 12. 6. 선고 2018나2029861 판결은 증여 항변을 부분별로 갈랐습니다. 치매 진단을 받았던 망인의 아파트가 9억 원에 팔려 4억 원은 자녀 한 사람의 배우자 채무를 갚는 데, 3억 5,000만 원은 망인이 살 임차아파트의 보증금으로 쓰였는데 임차인 명의는 그 자녀였습니다. 법원은 망인이 매매계약에 직접 참석하고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은 점을 들어 의사무능력은 인정하지 않았고, 채무 변제 부분은 망인의 처분으로 보았습니다. 그러나 보증금은 망인이 스스로 거주하려고 마련한 것이고, 이것까지 증여하면 망인이 경제적 자립을 잃게 되며, 다른 자녀를 빼고 한 자녀에게만 재산 대부분을 줄 특별한 사정도 없다며 증여를 부정했습니다. 그 자녀가 망인 사후 보증금 전액을 돌려받은 것은 다른 상속인들의 몫을 가져간 부당이득이 되었고, 사후 인출한 예금 5,525만여 원과 합쳐 원고들에게 각 2억 4,689만여 원과 1억 5,629만여 원을 반환하라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돈이 흘러간 곳도 결정적입니다.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2025가단10996 판결은 어머니 통장을 8년 넘게 관리한 자녀의 현금 인출과 자기 계좌 이체 4,816만여 원은 생활비와 병원비 규모를 크게 넘지 않는다며 횡령으로 보지 않으면서도, 자녀의 아들, 즉 손자에게 이체된 1,918만 원은 어머니 부양과 관련이 없고 증여 의사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며 이 부분만 손해로 인정했습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2020가합35892 판결에서도 관리하던 자녀의 자녀들에게 이체된 4,250만 원과 6,000만 원은 망인 계좌 사이의 이체가 아니라며 공제되지 않았습니다.

명의를 형제에게 돌려 둔 재산도 같은 논리로 돌아옵니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6. 4. 28. 선고 2024가합202900 판결은 해외에 사는 딸 명의로 되어 있던 예금과 아파트를 망인이 명의신탁한 재산으로 보았습니다. 등기권리증, 통장 원본, 인감도장, 공인인증서와 보안카드를 다른 상속인들이 가지고 있었고, 금융기관의 안내 문자와 이메일을 아들이 받아 왔으며, 딸 부부의 국내 소득으로는 그 재산을 마련할 수 없었다는 점이 근거였습니다. 법원은 딸이 계좌 비밀번호를 바꾸고 돈을 인출한 것과 아파트 매수자금을 부당이득으로 보아 배우자에게 21억 7,063만여 원, 아들에게 14억 4,709만여 원의 반환을 명했습니다(확정 여부 미확인).

사용처 항변 — 병원비·생활비는 빠지지만 간병의 대가는 빠지지 않습니다

형제가 병원비와 생활비로 썼다고 주장하면, 법원은 증빙이 있는 항목만 하나씩 공제합니다. 증빙 없이 총액만 주장하는 사용처 항변은 대부분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24나2063886 판결은 이 작업을 항목별로 보여 줍니다. 양도소득세, 종합소득세, 건강보험료, 요양병원비, 망인 소유 건물의 관리비는 계좌 기록과 자료로 확인되어 공제되었습니다. 간병비는 2억 9,458만여 원을 주장했지만 이체 기록이 있는 2억 840만여 원만 인정되었는데, 자녀가 간병인을 네 명 썼다면서 그중 한 명의 이름도 대지 못한 점이 지적되었습니다. 반면 지인들에게 보낸 한약값 명목 1억 4,252만 원, 장례·묘지비, 손자 학자금 4,000만 원, 간병인 수고비는 지출 증거가 없다며 전액 배척되었고, 자녀 차량의 유지비 3,240만 원과 제사 비용 5,490만 원은 설령 지출했더라도 망인의 이익으로 돌아간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간병한 시간 자체를 돈으로 계산해 빼 달라는 주장은 통하지 않습니다. 같은 사건의 1심인 2020가합35892 판결은 9년간 간병한 대가로 월 500만 원씩 5억 4,000만 원을 공제하자는 주장에 대해, 자녀는 직계혈족으로서 부양의무를 지므로(민법 제974조) 부모에게 부양의 대가를 요구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다른 형제들에게 과거 부양료를 나누어 내라는 주장도, 미리 부양의무 이행을 청구한 적이 없으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취지였습니다.

사망 직후의 비용은 따로 따져야 합니다. 서울고등법원 2018나2029861 판결은 장례비를 치르고 그만큼 망인 예금에서 1,800만 원을 찾았다는 주장에 대해, 상속예금에서 장례비가 직접 지급된 것이 아니므로 그 인출도 부당이득이라고 했고, 장례비 구상 상계도 부의금이 장례비에 먼저 충당되는데 부의금 액수를 밝히지 않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사망 후 망인 앞으로 나온 재산세와 연금 환수금 309만여 원을 대신 낸 부분은 상속인들이 나누어 부담할 채무라며 각 103만여 원의 구상채권으로 상계를 인정했습니다.

위임받아 관리했다는 항변 — 위임은 반환 의무의 출발점입니다

형이 부모님에게서 통장 관리를 위임받았다고 주장해도 그것만으로 빼 쓴 돈이 형의 것이 되지는 않습니다. 위임을 받았다면 오히려 맡은 돈을 부모님을 위해서만 쓰고 남은 돈을 돌려줄 의무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서울고등법원 2015나2034541 판결의 피고는 독신이던 외삼촌을 돌보며 부동산과 금융자산 일체의 관리처분권한을 위임받았고, 치료비 지출의 편의를 위해 망인의 동의를 얻어 정기예금 3억 원을 사실혼 배우자 명의 계좌로 옮겨 두었습니다. 그런데 망인이 간암 확진을 받자 다른 상속인들이 모르게 하려고 병실에서 은행 직원 앞에서 계좌 처분권한을 위임받은 뒤 6억 7,312만 원을 찾아 숨겼고, 사망 뒤에는 맡아 둔 3억 원을 자기 회사 물품대금으로 썼습니다. 법원은 망인의 사망으로 공동상속인의 공동재산이 된 돈을 횡령했다고 보고, 계좌를 빌려준 사실혼 배우자에게도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물었습니다. 위임받아 관리했다는 사정이 오히려 횡령의 전제가 된 셈입니다.

위임을 주장하는 형에게 상속인 쪽이 요구할 것은 정산입니다. 민법 제683조는 위임이 끝나면 지체 없이 그 전말을 보고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저는 소송 전에 내용증명으로 위임 기간의 수입과 지출 내역, 남은 돈의 행방을 밝히라고 요구합니다. 형이 답을 하지 않거나 영수증 없이 총액만 말한다면, 그 자체가 재판에서 관리 내역을 정리하지 않은 수임인이라는 평가로 이어집니다. 광주고등법원(전주) 2019나13426 판결에서 누나가 자기 돈과 맡은 돈을 구분하지 않고 내역을 정리하지 않은 것이 책임의 근거가 된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상속분대로 당연히 나뉩니다 — 각 상속인은 자기 몫만 청구합니다

부모님이 형에게 가지고 있던 반환채권은 금전채권이라 상속이 개시되는 순간 법정상속분대로 나뉘어 각 상속인에게 귀속됩니다. 그래서 형제 중 한 사람만 소송을 내도 되고, 그 사람은 자기 몫만 청구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1007조는 공동상속인이 각자의 상속분에 응하여 피상속인의 권리의무를 승계한다고 정합니다. 서울고등법원 2015나2034541 판결은 피고가 다른 소송에서 상속인들이 되찾은 부동산 지분까지 반영해 상속분을 다시 계산하자고 주장한 데 대해, 가분채권은 상속개시와 동시에 상속분대로 분할 승계되므로 관계없는 재산이 회복되었다고 해서 손해가 회복된 것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2020가합35892 판결은 원고들이 피고를 뺀 셋이서 1/3씩 나누어 청구했지만 법정상속분은 자녀 네 명의 1/4이라며 1/4만 인정했습니다. 상속인 수를 잘못 계산하면 청구액이 깎이므로, 가족관계증명서와 상속포기 여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사망 직후에 빼 간 돈도 같은 원리로 청구합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2. 18. 선고 2024가단257359 판결에서는 망인이 사망하고 나흘 뒤 이미 이혼한 전 배우자가 망인 계좌들을 해지해 7,800만여 원을 자기 계좌로 옮겼는데, 법원은 예금채권이 자녀 두 사람에게 1/2씩 귀속된다며 7,816만여 원의 반환을 명했습니다. 전 배우자가 내놓은 자필유언장은 진정성립이 증명되지 않았고 설령 진정하더라도 자필유언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같은 판결은 공동상속인인 다른 자녀가 망인 소유 상가의 차임을 혼자 받아 온 1,001만 원 가운데 절반도 부당이득으로 돌려주라고 했습니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특별수익이 있는 사건의 계산입니다. 서울고등법원 2018나2029861 판결은 원고들 사이에도 생전 증여가 있고 피고가 초과특별수익자인 사정을 반영해, 법정상속분이 아니라 구체적 상속분 비율로 반환액을 나누었습니다. 생전 증여가 복잡하게 얽힌 가족이라면, 청구 단계에서부터 특별수익 계산표를 함께 준비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상속재산분할심판으로 가야 하나, 민사소송으로 가야 하나

반환채권은 원칙적으로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이 아니므로 민사소송으로 바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특별수익이나 기여분 때문에 구체적 상속분이 법정상속분과 달라지는 사건에서는 예외적으로 분할심판의 대상이 될 수 있어, 어느 길로 갈지를 미리 정해야 합니다.

대법원 2016. 5. 4.자 2014스122 결정은 가분채권이 원칙적으로 분할 대상이 아니지만, 초과특별수익자가 있거나 특별수익·기여분 때문에 구체적 상속분이 달라지는 상황에서 상속재산으로 가분채권만 있는 경우처럼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예외적으로 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 예외를 근거로 피고가 민사소송이 부적법하다고 다투는 일이 많은데,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4가합202900 판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가분채권은 초과특별수익자가 있는지와 관계없이 상속개시와 동시에 나뉘어 귀속되고, 분할심판에서 예외적으로 다룰 수 있다는 것일 뿐이며,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초과특별수익자인 상대방이 그 사정을 방어 수단으로 쓰게 된다는 이유였습니다. 다만 같은 판결은 주식, 펀드, 보험처럼 가분채권이 아닌 재산은 공동상속인들이 준공유하므로 지분 양도를 구하는 청구를 각하하고 상속재산 확인만 해 주었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4. 11. 선고 2024가합60327 판결도 같은 태도입니다. 상대가 형제가 아니라 망인이 세운 회사였던 사건인데, 법원은 망인이 회사에 넣은 돈 168억 2,000만 원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이 법정상속분대로 나뉜다고 보고 상속인에게 84억 1,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했습니다. 상속인들 사이에 분할 협의가 없고 분할심판도 취하된 상황에서 채무자가 분할 가능성만으로 이행을 거절할 수 없다고 했고,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2026. 4. 8. 선고 2025나207001 판결도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기여분은 민사소송에서 항변으로 쓸 수 없다는 점도 함께 알아 두어야 합니다. 민법 제1008조의2는 기여분을 공동상속인의 협의나 가정법원의 심판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어, 서울고등법원 2018나2029861 판결과 2015나2034541 판결은 협의나 심판으로 정해지지 않은 기여분 공제 주장을 모두 배척했습니다. 부모님을 오래 모신 형이 정당한 몫을 원한다면 반환소송에서 버틸 것이 아니라 분할심판에서 기여분을 청구해야 하고, 상속인 쪽도 형이 그 길로 갈 가능성을 고려해 협상안을 짜야 합니다.

증거는 법원을 통해 모읍니다 —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과 사실조회

형이 어디에 돈을 썼는지는 형의 계좌를 보아야 알 수 있는데, 상속인은 부모님 계좌 내역은 뗄 수 있어도 형의 계좌는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소를 제기한 뒤 법원의 제출명령으로 형의 계좌와 돈이 흘러간 계좌를 추적하는 것이 이 소송의 중심 작업입니다.

금융실명법 제4조 제1항 제1호는 법원의 제출명령에 따른 거래정보 제공을 비밀보장의 예외로 정하고 있습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2020가합35892 판결에서는 기업은행에 대한 제출명령 회신으로 망인 계좌에서 원고들 계좌로 들어간 돈까지 드러났고, 항소심에서는 추가 회신으로 인출액이 다시 계산되었습니다. 서울동부지방법원 2020나21239 판결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4가합202900 판결도 은행과 증권사에 대한 금융거래정보 회신을 근거로 금액을 확정했습니다. 의료비를 다툴 때는 민사소송법 제294조의 사실조회가 쓰입니다. 광주고등법원(전주) 2019나13426 판결은 건강보험 본인부담금 자료와 병원들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으로 어머니 의료비를 산정했습니다. 부모님의 판단능력이 쟁점이면 진료기록 감정촉탁이 결정적인데, 앞의 2020가합35892 판결이 바로 감정의의 의견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제출명령은 한 번에 끝나지 않습니다. 부모님 계좌에서 형의 계좌로 간 돈을 확인하면 다음에는 형의 계좌에서 형의 배우자나 자녀 계좌로 간 돈을, 다시 그 계좌의 흐름을 신청하는 식으로 단계를 밟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기간과 계좌를 넓게 잡기보다, 부모님 계좌의 큰 출금 시점을 기준으로 상대 계좌를 특정해 신청하는 편이 채택률이 높다고 봅니다.

소멸시효 — 부당이득 10년, 불법행위 3년과 10년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10년,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의 시효에 걸립니다(민법 제162조 제1항, 제766조). 인출이 여러 해에 걸쳤다면 오래된 인출부터 시효가 차오르므로, 거래내역을 연도별로 나누어 계산해 보아야 합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2020가합35892 판결의 피고는 7년에서 8년 전 인출이라 3년의 단기시효가 지났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부당이득반환청구권에는 10년이 적용되고 인출이 시작된 2010. 8. 13.부터 10년 안인 2020. 6. 5.에 소가 제기되었다며 배척했습니다. 불법행위로 구성할 때 3년의 기산점은 형사 절차의 경과에 영향을 받기도 합니다. 서울고등법원 2015나2034541 판결의 피고는 상속인이 2010년 1월 고소했으니 그때 알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피고가 혐의를 극력 부인해 형사 1심에서 무죄가 나왔다가 항소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경우에는 항소심 유죄판결 때 비로소 가해자를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알았다고 보아야 한다는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다7577 판결을 인용해 2015년의 소 제기를 적법하다고 했습니다. 위임으로 구성하면 기산점은 더 늦어질 수 있습니다. 광주고등법원(전주) 2019나13426 판결은 위임이 끝나고 반환을 요구했는데 거부한 때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한다며 소 제기 10년 전보다 앞선 송금분에 대한 시효 항변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형사 고소를 함께 할 때 — 횡령죄와 친족상도례 개정

부모님 돈을 보관하던 형이 그 돈을 자기 것처럼 썼다면 횡령죄가 문제 되고, 고소는 금융자료를 확보하고 협상력을 높이는 수단이 됩니다. 다만 친족 사이의 재산범죄는 2025년 말 형법 개정으로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가 되었으므로, 고소 기간을 놓치지 않는 것이 먼저입니다.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사람이 이를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한 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형법 제355조 제1항), 공소시효는 7년입니다(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4호). 헌법재판소가 2024. 6. 27. 2020헌마468 사건에서 형 면제를 정한 친족상도례 조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한 뒤, 2025. 12. 31. 공포·시행된 개정 형법 제328조 제1항은 친족 사이의 재산범죄를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죄로 바꾸고, 자기나 배우자의 직계존속도 고소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 조항은 횡령죄에도 준용됩니다(형법 제361조). 친고죄의 고소는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 안에 해야 하고(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 개정법 부칙은 2024. 6. 27.부터 시행 전까지 지은 죄에 대해 시행일부터 6개월까지 고소할 수 있다는 특례를 두었습니다. 범행이 2024. 6. 27. 이전이라면 개정 규정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으므로, 행위 시점별로 적용 법조를 따로 검토해야 합니다.

공동상속인 중 일부만 고소하면 그 몫만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실무에서 중요합니다. 서울고등법원 2015나2034541 판결이 인용한 형사사건에서는 고소가 있어야 처벌되는 친족 관계 때문에 고소인들의 지분 상당액만 횡령액으로 인정되었습니다. 형사 판결은 민사에서 유력한 증거가 되지만, 형사에서 무죄가 나왔다고 민사 청구가 막히는 것도 아닙니다. 같은 사건에서 형사 1심은 불법영득의사를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지만, 항소심에서 유죄로 바뀌었고 민사 법원은 그 뒤에 9억 9,112만 원의 횡령을 인정했습니다.

예비적 청구로 유류분을 붙이는 이유

증여 항변이 받아들여질 위험이 있는 사건이라면, 부당이득 청구가 기각될 때를 대비해 유류분반환 청구를 함께 붙여 두어야 합니다. 형의 말대로 증여였다면 그 증여는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이 되기 때문입니다.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4가단83400 판결과 서울동부지방법원 2020나21239 판결은 모두 부당이득 청구는 기각하면서 예비적으로 붙인 유류분 청구로 각 3,104만 5,000원과 841만여 원을 인정했습니다. 동부 판결은 장녀가 옮긴 돈에서 어머니를 위해 쓴 5,154만여 원을 빼고 증여액을 계산했습니다. 다만 유류분반환청구권은 상속개시와 반환해야 할 증여를 안 때부터 1년, 상속개시부터 10년 안에 행사해야 하므로(민법 제1117조), 부당이득 소송을 먼저 내고 유류분은 나중에 생각하겠다는 계획은 위험합니다. 서울고등법원 2024나2063886 판결은 이런 두 청구가 논리적으로 무관한 부분은 예비적 병합이 아니라 단순병합으로 보아야 한다고 지적했으므로, 청구취지를 쓸 때 관계를 정확히 정리해야 합니다.

판결 뒤 돈을 받아 내는 순서 — 가압류와 집행

형이 부모님 돈으로 집을 사거나 가족 명의로 옮겨 두었다면, 소송을 내기 전후에 그 재산부터 묶어야 합니다. 판결은 수년 뒤에 나오고, 그사이 재산이 처분되면 승소 판결은 종이에 불과해지기 때문입니다.

가압류는 금전채권의 강제집행을 보전하기 위해 동산이나 부동산에 할 수 있습니다(민사집행법 제276조 제1항). 반환청구권은 금전채권이므로 형 명의의 부동산, 예금,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이 모두 대상입니다. 금전으로 얻은 이득은 소비했는지와 관계없이 현존하는 것으로 추정되므로(서울중앙지방법원 2024가합60327 판결이 인용한 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8다19966 판결), 형이 다 써 버렸다는 말만으로는 반환 범위가 줄지 않습니다. 지연손해금은 형이 처음부터 원인 없음을 알았다는 악의를 증명하면 인출한 때부터 이자를 붙일 수 있지만(민법 제748조 제2항), 그 증명이 없으면 서울고등법원 2018나2029861 판결처럼 소장 송달일부터 계산됩니다. 불법행위로 구성하면 서울고등법원 2015나2034541 판결처럼 마지막 불법행위 다음 날부터 지연손해금이 붙습니다.

이 경우는 선임 실익이 없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소송보다 대화가 나은 사건도 있습니다. 첫째, 인출액이 부모님 생활비와 병원비 규모를 크게 넘지 않는 경우입니다.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2025가단10996 판결은 8년여 동안의 인출 4,816만여 원을 생활비 범위로 보았고, 원고들이 받은 것은 각 274만 원이었으며 소송비용의 85퍼센트를 부담했습니다. 둘째, 부모님이 판단능력이 있는 상태에서 직접 이체했고 그 자녀와 함께 살며 부양을 받았던 경우입니다. 이때는 부당이득보다 유류분이나 분할심판에서의 특별수익 주장이 맞는 길입니다. 셋째, 내 상속분으로 환산한 금액이 소송비용과 감정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입니다.

선임을 검토할 사건은 부모님이 치매나 뇌졸중으로 판단능력이 떨어진 뒤의 인출이 큰 경우, 돈이 형의 배우자나 자녀, 형의 사업 계좌로 흘러간 정황이 있는 경우, 형이 정산 요구에 답하지 않거나 말을 바꾸는 경우, 형이 부모님 돈으로 산 부동산이 있어 가압류가 필요한 경우입니다. 이런 사건은 제출명령을 어떤 순서로 신청하는지, 청구를 어떤 이름으로 구성하는지, 고소를 언제 하는지가 회수액을 바꿉니다.

상속인과 형제가 피해야 할 대응

  1. 거래내역 없이 감정적인 고소부터 하는 것 — 친고죄의 6개월 고소기간 안에 하되, 부모님 계좌 내역과 진료기록을 먼저 확보해야 수사가 방향을 잃지 않습니다(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

  2. 상속인 전원 몫을 혼자 청구하는 것 — 반환채권은 법정상속분대로 나뉘므로 자기 몫만 인정됩니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20가합35892 판결).

  3. 증여 항변이 예상되는데 유류분 청구를 붙이지 않는 것 — 부당이득이 기각되면 남는 것이 없을 수 있습니다(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4가단83400 판결).

  4. 관리하던 쪽이 영수증 없이 총액만 주장하는 것 — 증빙 없는 지출은 공제되지 않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4나2063886 판결).

  5. 관리하던 쪽이 간병의 대가나 기여분을 반환소송에서 공제하려는 것 — 부양의무와 기여분 절차 때문에 배척됩니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20가합35892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5나2034541 판결).

자주 묻는 질문

돌아가시기 전에 형이 빼 간 돈도 돌려받을 수 있나요

부모님의 동의 없이 빼 간 돈이라면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부모님이 형에게 가지던 부당이득반환채권이나 손해배상채권을 상속인들이 상속분대로 물려받기 때문입니다(서울고등법원 2015나2034541 판결). 다만 부모님이 직접 보낸 돈이라면 원인이 없었다는 점을 상속인이 증명해야 해 부담이 커집니다.

형이 어머니가 주신 돈이라고 하면 증여를 누가 증명하나요

돈이 움직인 방식에 따라 다릅니다. 형이 어머니 통장에서 찾아 간 돈이고 어머니가 판단능력을 잃은 상태였다면 형이 정당한 권원을 증명해야 하고(서울서부지방법원 2020가합35892 판결), 어머니가 직접 이체했다면 반환을 구하는 쪽이 증여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해야 합니다(대법원 2017다37324 판결).

형제 중 저 혼자만 소송을 낼 수 있나요

낼 수 있습니다. 반환채권은 금전채권이라 상속과 동시에 상속분대로 나뉘므로, 다른 형제가 동의하지 않아도 자기 몫은 혼자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1007조). 다만 청구액은 자기 법정상속분 범위로 제한됩니다.

병원비와 생활비로 다 썼다는 형의 주장은 어떻게 판단하나요

영수증과 계좌 기록으로 확인되는 항목만 공제됩니다. 서울고등법원 2024나2063886 판결은 세금, 건강보험료, 요양병원비는 공제했지만 증빙 없는 한약값, 장례비, 학자금과 망인의 이익이 아닌 차량 유지비, 제사 비용은 모두 배척했습니다.

부모님을 모신 대가로 일부는 가져도 되는 것 아닌가요

반환소송에서 간병의 대가를 빼 달라는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자녀는 부모에 대한 부양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민법 제974조). 특별한 부양을 인정받고 싶다면 가정법원의 상속재산분할 절차에서 기여분을 청구해야 합니다(민법 제1008조의2).

상속재산분할심판을 먼저 해야 반환을 청구할 수 있나요

원칙적으로는 아닙니다. 금전채권은 상속개시와 동시에 나뉘므로 민사소송으로 바로 청구할 수 있고, 초과특별수익자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 청구가 부적법해지지 않는다는 판결이 있습니다(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4가합202900 판결). 다만 특별수익과 기여분이 얽힌 사건은 분할심판에서 함께 정리하는 편이 나을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4스122 결정).

10년 전에 빼 간 돈도 청구할 수 있나요

인출한 때부터 10년이 지났다면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시효로 소멸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162조 제1항). 위임 관계라면 위임이 끝나고 반환을 거부한 때부터 시효를 따진 판결이 있으므로(광주고등법원(전주) 2019나13426 판결), 오래된 인출도 청구 구성을 바꾸어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형을 횡령으로 고소하면 형제라서 처벌이 안 되나요

처벌할 수 있습니다. 2025. 12. 31. 개정된 형법 제328조는 친족 사이의 재산범죄에서 형 면제를 없애고 고소가 있어야 처벌하는 친고죄로 바꾸었습니다. 고소는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 안에 해야 하고, 범행 시점이 2024. 6. 27. 이전이면 적용 법조를 따로 검토해야 합니다.

이 글에서 인용한 판결과 법령

  • 대법원 2018. 1. 24. 선고 2017다37324 판결 — 급부부당이득은 청구자가 원인 없음을, 침해부당이득은 상대방이 정당한 권원을 증명

  • 대법원 2016. 5. 4.자 2014스122 결정 — 가분채권은 원칙적으로 상속재산분할 대상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예외적으로 대상

  •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다7577 판결, 2010. 3. 25. 선고 2009다92272 판결, 2008. 6. 26. 선고 2008다19966 판결 — 형사 항소심 유죄와 단기시효 기산점, 불법행위 증명책임, 금전 이득의 현존 추정(하급심 판결 인용)

  • 서울서부지방법원 2024. 11. 14. 선고 2020가합35892 판결,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2025. 10. 17. 선고 2024나2063886 판결(피고항소기각) — 의사무능력 망인 계좌 인출의 침해부당이득, 사용처 항목별 공제, 간병비 공제 부정, 시효 10년

  • 서울고등법원 2018. 12. 6. 선고 2018나2029861 판결(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가합580673) — 임차보증금 증여 부정과 사후 반환의 부당이득, 장례비 인출, 구체적 상속분 비율

  • 서울고등법원 2016. 3. 31. 선고 2015나2034541 판결(1심 서울서부지방법원 2015가단216850) — 위임받은 재산 관리인의 횡령과 공동불법행위, 가분채권의 분할 승계, 형사 항소심 유죄 뒤 시효 기산

  • 서울서부지방법원 2025. 5. 15. 선고 2024가단223485 판결, 항소심 같은 법원 2026. 9. 4. 선고 2025나1380 판결(원고항소기각) — 동거 자녀에 대한 3억 2,000만 원 송금의 증여 가능성, 사후 인출분 일부 인용

  •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5. 8. 22. 선고 2024가단83400 판결 — 현금 4억 7,045만 원 인출의 증여 가능성, 원고의 증명책임, 예비적 유류분 인용

  • 서울동부지방법원 2021. 1. 13. 선고 2020나21239 판결(1심 같은 법원 2018가단111398) — 장녀의 5년 6개월 계좌 관리와 망인의 포괄적 동의, 유류분 인정

  •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2026. 2. 26. 선고 2025가단10996 판결 — 생활비 범위 인출의 횡령 부정, 손자 이체분 손해 인정

  • 광주고등법원(전주) 2020. 11. 26. 선고 2019나13426 판결(1심 전주지방법원 2017가합2990) — 형제가 맡긴 돈의 위임계약 위반, 책임 70퍼센트 제한, 위임 종료 뒤 시효 기산

  •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6. 4. 28. 선고 2024가합202900 판결 — 명의신탁 재산과 인출금의 부당이득, 초과특별수익자 항변 배척, 주식·펀드·보험 부분 각하

  • 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2. 18. 선고 2024가단257359 판결 — 사망 직후 전 배우자의 예금 인출, 공동상속인의 차임 단독 수령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4. 11. 선고 2024가합60327 판결,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2026. 4. 8. 선고 2025나207001 판결(피고항소기각) — 부당이득반환채권의 법정상속분 분할 귀속, 분할 가능성만으로 이행거절 불가

  • 헌법재판소 2024. 6. 27. 2020헌마468 결정 — 친족상도례 조항 헌법불합치

  • 법령 — 민법 제162조, 제681조, 제683조, 제684조, 제685조, 제741조, 제748조, 제766조, 제974조, 제1007조, 제1008조의2, 제1117조 / 형법 제328조, 제355조, 제361조, 부칙(법률 제21307호) 제2조·제3조 / 형사소송법 제230조, 제249조 / 민사소송법 제294조 /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제4조 / 민사집행법 제276조

법무법인 도모는 이 사건을 이렇게 진행합니다

부모님 통장을 둘러싼 형제 분쟁은 감정의 골이 깊지만, 재판은 결국 날짜와 금액의 싸움입니다. 부모님이 언제부터 판단능력이 흐려졌는지, 그 뒤 어느 계좌에서 얼마가 어디로 갔는지를 한 장의 표로 세우면, 증여 항변이 통할 사건인지 반환을 받을 사건인지가 대부분 드러납니다. 그래서 첫 작업은 거래내역과 진료기록을 같은 시간축에 올려놓는 일입니다.

첫 상담에서 확인하는 것

먼저 가족관계증명서와 상속포기 여부로 상속인과 법정상속분을 확정합니다. 다음으로 상속인이 직접 뗄 수 있는 부모님 계좌의 거래내역을 사망 전 10년 범위에서 받아 창구 출금, 인터넷뱅킹 이체, 현금카드 인출을 나누고, 큰 금액이 형이나 형의 가족 계좌로 간 시점을 표시합니다. 세 번째로 진료기록, 치매 진단서, 장기요양 등급 판정서로 부모님의 판단능력이 언제부터 떨어졌는지 확인합니다. 네 번째로 형이 그동안 한 말, 즉 문자와 통화, 가족 단체방 대화에서 돈의 성격을 어떻게 설명했는지 모읍니다. 마지막으로 형의 부동산과 사업체를 확인해 판결 뒤 회수할 재산이 있는지 가늠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대응 방식

김강희 변호사는 청구를 부당이득, 불법행위, 위임 반환으로 선택적으로 구성하고, 증여 항변이 예상되면 유류분을 예비적으로 붙여 어느 쪽으로 판단이 나도 빈손이 되지 않도록 설계합니다. 소 제기와 함께 형 명의 부동산과 예금에 가압류를 신청하고, 소송 중에는 부모님 계좌에서 형의 계좌로, 형의 계좌에서 그 가족 계좌로 단계적으로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을 신청합니다. 판단능력이 쟁점이면 진료기록 감정촉탁을 신청하고, 형의 사용처 주장에는 항목별로 증빙을 요구해 공제 범위를 좁힙니다. 형사 고소가 필요한 사건은 친고죄의 고소기간을 계산해 민사와 순서를 맞춥니다. 반대로 부모님을 모신 자녀를 대리할 때는 부모님의 판단능력과 동거·부양 사실, 지출 증빙을 먼저 정리하고, 기여분은 분할심판으로 따로 청구할지를 함께 검토합니다.

함께할 때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

위에서 본 판결들에서 형이 부모님 돈을 옮겼다는 사실 자체는 대부분 다툼이 없었습니다. 결론을 가른 것은 부모님이 직접 보낸 돈인지 찾아 간 돈인지, 그때 판단능력이 있었는지, 돈이 부모님 생활 밖으로 흘러갔는지, 증빙 있는 지출이 얼마인지였습니다. 같은 수억 원의 인출이 수억 원의 반환으로도, 수백만 원의 인정으로도 끝났습니다. 변호사는 첫 상담에서 이 사건이 반환소송으로 갈 사건인지, 유류분이나 분할심판으로 갈 사건인지, 대화로 정리하는 편이 나은 사건인지를 구분해 말씀드립니다.

법무법인 도모가 함께하겠습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통장에서 사라진 돈을 발견하면 슬픔과 배신감이 한꺼번에 밀려옵니다. 법은 상속인에게 자기 몫을 돌려받을 길을 열어 두었지만, 그 길은 누가 무엇을 증명하는지, 어느 법원에 어떤 이름으로 청구하는지, 시효와 고소기간을 지키는지에 따라 넓어지기도 좁아지기도 합니다. 관리하던 자녀에게도 부모님의 뜻과 지출을 보여 줄 방법이 있습니다.

부모님 계좌의 거래내역, 진료기록과 장기요양 판정서, 가족관계증명서, 형제와 주고받은 문자와 녹음을 모아 두시기 바랍니다. 형의 재산이 처분되기 전에 가압류를 검토해야 하는 사건이라면 시간이 곧 회수액입니다. 비슷한 상황에 계시다면 자료를 정리해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원·경기 남부에서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법무법인 도모는 수원 광교에 사무소를 둔 로펌입니다. 수원지방법원·수원지방검찰청과 가까운 광교중앙로에 자리하고 있으며, 수원·용인·화성·성남·오산·평택 등 경기 남부 전역의 이혼·상속 사건을 맡고 있습니다. 대표변호사를 포함한 8인의 변호사가 사건을 직접 담당합니다.

수원가정법원에 이혼·상속 사건을 제기하시거나 소장을 받으셨다면 첫 서면이 사건의 틀을 정합니다. 자료를 정리해 오시면 첫 상담에서 사건의 방향과 다음 단계를 함께 짚어 드립니다. 수원 법무법인 도모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